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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헌규의 금일중국] ‘살까 팔까, 지켜볼까’ 속담과 성어로 풀어본 오늘의 중국주식

기사등록 : 2019-02-27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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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 증시가 설 명절 직후부터 별 조정도 없이 초강세장을 연출하고 있다. 1억 4000만 명의 중국 투자자들은 지난 2007년, 2015년 호황장을 떠올리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신규계좌와 거래량이 급증하고, 장외자금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경제여건은 그대로인데 뭘 믿는 건지 투자심리가 달아오르며 A주 랠리가 점점 속도를 더하고 있다.

기관들은 올 한해 상승폭을 25%로 내다봤는데 상하이 지수는 한 달여 만에 벌써 20% 가까이 올랐다. 이런 상황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뒷 차라도 올라타야 할지, 위험천만한 거품 장에서 손을 빼야 할지, 아니면 느긋이 다음 장을 기약해야 하는 건지’ 투자자들은 고민이 크다. 중국 성어와 속담이 귀띔하는 시황 진단과 효과적인 대응법을 알아본다.

[사진=바이두]

◆궈러저거춘 메이유저거뎬(過了這個村兒,沒有這個店) : ‘다음 행선지에 이 물건은 없다. 때를 놓치지 마라’

여행을 하다 보면 어쩌다 마음에 쏙 드는 물건을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더 좋은 게 있겠거니 하고 그냥 지나쳤다가 다시는 그런 물건을 못 만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중국 속담 '궈러저거춘 메이유저거뎬(過了這個村兒,沒有這個店)'은 바로 이런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 마을을 지나면 다시는 똑같은 상점을 만날 수 없다’. 즉 한번 놓친 기회는 다시 얻기 힘드니 제때 잡아야 한다는 뜻이다.

홍콩재벌 리카싱은 평소 “기회는 한번 놓치면 다시 만나기 힘들다”며 “생각한 대로 행동하라”고 강조했다. ‘리카싱의 성공철학: 성공에는 방정식이 없다’는 책을 보면 리카싱은 주식투자에 대해서도 “과단성있게 결정하고 행동하라”고 충고한다.

위안화 자산의 대표격인 A주의 상승 랠리는 설 연휴 이후 예기치 않게 찾아왔다. 경기부양 기대감과 미중 무역회담 진전, 바닥권에 이른 밸류에이션 등이 중국 증시에 봄바람을 불어넣었다. 이런 상황에서 위안화 가격이 오르고, 외자는 위안화 채권과 A주, ‘바이 차이나’ 배팅 수위를 계속 올리고 있다.

3월 초 개막하는 양회(兩會, 전인대와 정협, 우리의 국회에 해당함)에서 각 분야의 구체적인 정책비전이 제시되면 증시는 한층 활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의 중국증시 랠리가 다분히 투자심리에 의해 뒷받침 된 ‘설 보너스’였다면 3월 이후에는 정책이 뒷받침하는 ‘양회 보너스’가 전개될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 최대의 정치 행사인 양회를 앞두고 누구보다 기관들이 주식 매수에 바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한마디로 ‘지금은 저평가 중국주식을 매입할 절호의 찬스다’는 게 중국 자본시장 안팎의 대체적인 컨센서스다. 증시 낙관론자들은 나중에도 A주 매입의 기회가 오겠지만 그때는 지금보다 비싼 가격을 치를 각오를 해야한다”고 말한다. 월가의 한 펀드는 중국 현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A주 투자 비중을 1%에서 3%로 늘리겠다고 소개했다.

중국 증시가 확실히 기술적 불마켓 장세에 접어들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머뭇거릴 이유 없이 중국 주식 포트폴리오를 확대해야 할 때라는 주장이다. 상하이와 선전 양 시장의 거래금액은 25일과 26일 이틀 연속 1조 위안을 돌파했다. 거래금액이 1조위안을 넘어선 건 2015년 11월 이후 3여년 만에 처음이다. 주가 급등으로 이틀간 총 시가도 무려 2조5000억위안 불어났다.

기관 분석에 따르면 중국 증시는 현재 불마켓의 주요 특징들을 모두 갖춘 상태다. 거래량 증가와 증권주의 상승랠리, 신규계좌 증가 및 대주 신용 확대 등이 모두 불마켓의 전조라는 주장이다. 지수 3000포인트에 즈음해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져 나올 수 있지만 주가 조정 압력이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탄화이셴(曇花一現) : ‘거품은 눈깜짝할 새 꺼지고 주식자산은 덧없이 사라진다’

전설에 따르면 히말라야 지역에는 우담화(優曇花)라는 꽃이 널리 분포해 있었다. 불교에서 성스런 꽃(성화)으로 여겨지는 이 우담화는 3000년 만에 한번 피는데 피자마자 눈 깜짝할 사이에 저버리고 만다고 한다.

천년의 오랜 기다림 끝에 피었다가 찰나에 시들고 마는 우담화의 고사에서 나온 성어로 중국어에 ‘탄화이셴’이라는 말이 있다. 누구나 갈망하는 희귀한 현상, 아름다운 사물, 비범한 인물이 잠깐 출현했다가 한순간에 덧없이 사그라지고 마는 것을 뜻한다.

설명절 이후 20% 가까운 급등세를 보이면서 A주 투자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데 대해 한편에서는 이번 상승장이 ‘탄화이셴’, 즉 신기루처럼 순식간에 자취를 감추고 말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경제와 기업 펀더멘탈, 자금사정으로 볼 때 주가 상승을 뒷받침할 근거가 약하다는 게 그 이유다. 펀더멘털은 불마켓의 기초 조건이다. 경기하강 압력이 거센 상황에서 기업 실적이 뒷받침 안 되는 상승장은 한순간에 거품붕괴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는 주장은 상당히 설득력 있게 들린다.

불마켓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한편으로 이번 상승장이 ‘탄화이셴’, 즉 신기루처럼 순식간에 자취를 감추고 말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사진=바이두]

특히 지수 3000포인트 즈음해서는 이성을 갖고 냉정을 유지하면서 시장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고 신중론자들은 말한다. 증권섹터 랠리를 두고 불마켓 징후라며 상기된 표정이지만 똑같이 증권주가 급등했던 2015년 11월은 결과적으로 베어마켓 전환의 분기점이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현재 중국 증시를 둘러싼 정책환경은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그래서 심리가 호전되고 레버리지가 커지면서 지수를 끌어올린 것이다. 하지만 갑자기 투심이 냉각되고 새 재료가 보충이 안 되면 A주는 강한 상승저항에 시달리다가 폭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 더욱이 현재 중국증시는 설 연휴 이후 이렇다 할 조정 한번 없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누적 리스크가 한껏 부푼 상황이다.

지난 25일 6% 가까이 올랐던 상하이증시가 다음날 종일 롤러코스터를 타며 엄청난 변동성을 보인 점에 주목해야 한다. 25일 폭등장에서 외인 자금은 18거래일 만에 순유출을 보였다. 상장사 대주주들은 지분을 축소하면서 차익 실현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단기 랠리 마감의 예후일 수 있다며 조만간 황금장 영업종료의 종이 울릴지 모른다고 경고한다.

◆라이르팡창(來日方長) : ‘조바심내지 마라, 언제든 기회는 또 온다’

중국 사람들이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라이르팡창(來日方長) 이란 말은 ‘남은 날들이 많다. 오늘만 날이 아니다. 앞으로 만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는 뜻이다.

만날 약속이든 투자 결정이든 어떤 일을 하는 데 있어 조급해하거나 서두를 이유가 없음을 강조하는 성어다. ‘충동적으로 행동하지말라. 앞길이 구만리 같고 전도가 양양하기 때문에 느긋하게 기다리면 언젠간 반드시 기회가 온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중국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같은 불안한 급등장에서 투자자들이 ‘라이르팡창’ 같은 여유있는 태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주식이 며칠 오르면 누구나 상승 열차에 탑승하지 못할까 봐 조급해하고 애를 태우는 게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최근 같은 상승장에서는 충동심을 자제하고 냉정한 태도로 기회를 엿보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중국 증시에서는 지난 2014년 말~2015년 6월 주식 광풍이 몰아치면서 사상 두 번째의 불마켓 장세가 펼쳐졌다. 결론적으로 이번에는 그런 상승장이 재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오히려 현재의 상승장은 정황 면에서 중국증시가 베어마켓에서 불마켓으로 전환한 지난 2005년과 비슷하다. 2005년 중국 증시는 ‘2보 전진 1보 후퇴’의 형세를 보였다. 당시 바닥을 견고히 다지며 성을 쌓았기 때문에 장이 무너질 위험도 적었다.

중국 증시가 바닥을 치고 완전한 상승 조류에 올랐는지 여부는 펀더멘탈 측면의 각종 지표와 시장 재료들을 좀 더 세심히 살펴보고 판단해야 한다. 일단 2월 지표와 3월 양회 정책, 미 연준의 금리 스탠스, 기업 실적을 보고난 뒤 4월쯤 A주 주식 창고를 채울지 결정해도 늦지 않다.

전문가들의 조언대로라면 비록 지금이 랠리의 시작이라고 해도 향후 상승장에서 주식을 싸게 매수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으니 여유를 갖고 느긋하게 때를 기다려도 될 듯하다. 모든게 ‘라이르팡창’이다. 서두르지 않아도 랠리에 편승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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