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갑작스럽게 수백명의 간부들을 소집해 회의를 열고 외교 정책, 교역, 실업, 부동산 등 여러 분야에 걸친 위험을 경고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25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또한 간부들에게 자칫 실수로 위기가 실제 위협이 될 경우 책임을 묻겠다고도 했다. NYT는 이번 경고는 시 주석의 2012년 집권 이래 가장 엄중한 것이며 전국 수백개의 지역정당 회의로 전달됐다고 전했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 1월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회의에서 "전 세계적으로 혼란과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며 "중국은 게으름, 무능력, 대중과의 괴리라는 위험에 처해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엘리자베스 이코노미 뉴욕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정치·경제적으로 국제 사회의 압력을 받으면서 국내 문제 해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국 공산당이나 시진핑 주석에게 곧 닥칠만한 정치적 어려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 주석의 발언은 올해는 특히 정치적으로 민감한 해(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시 주석은 개헌을 통해 중국 국가주석의 임기를 2연임으로 제한한 조항을 폐지하고 종신 집권도 가능한 1인 장기집권 체제의 토대를 마련했다.
다수의 전문가는 "국가에 문제가 생겼을 때 간부들도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시진핑 주석이 보내고자 하는 신호"라고 말한다.
베이징 정치분석가 우창(吳强)은 "시 주석은 위험을 혼자서만 짊어지는 게 아니라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전체와 함께간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며 "지금껏 시진핑 주석이 했던 어떤 경고보다 범위가 넓다"고 지적했다.
특히 우창 연구원은 "중국이 직면한 위험이 경제에서 다른 여러 분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며 "올해는 정치와 안보를 최우선으로 둬야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주말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미국 협상단은 중국이 당국 시장 개입을 줄이는 중대한 개혁을 원했으나 시 주석은 그런 '도박'은 하지 않을 거라고 NYT는 내다봤다.
현재 중국 경제의 위험 요인은 국가 부채, 미국의 관세 부과, 중국의 거대 통신업체 화웨이를 중심으로 한 기술확장에 대한 국제 사회의 반발 등을 포함한다.
중국 지방 정부는 경찰들에게 '민감한 기념일'들을 앞두고 경계 태세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올해는 1989년 6월4일 톈안먼 시위 30주년이자 1919년 5·4운동 100주년이다. 또한 티베트 무장봉기 60주년이기도 하며 신장 위그루 자치구 민중봉기 10주년이다.
지난해 마르크스주의연구회 학생들은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하며 벌인 소규모 파업으로 구금됐으며 베이징에 있는 대학 캠퍼스들은 경고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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