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일제에 의해 변형되고 왜곡된 덕수궁 광명문이 80년 만에 제 모습을 찾았다. 문화재청은 이를 기념, 오는 3월 1일 덕수궁 광명문 준공행사를 개최한다.
광명문은 많은 외국 공사관이 위치했던 정동의 덕수궁(당시 경운궁) 함녕전의 정문이다. 덕수궁은 고종이 1897년 대한제국 수립을 선포한 장소이며 함녕전은 고종 붕어(1919년 1월21일) 이후 빈전(왕이나 왕후 승하 후 관을 모셔둔 전각)으로 활용됐다.
1919년 광명문(위), 현재 광명문 모습 [사진=문화재청] |
함녕전의 정문으로 건립된 광명문은 고종 국장행렬의 시작점이었다. 일제강점기에는 덕수궁 유원지화 계획(1933년)에 따라 1938년 창경궁 자격루(국보 제229호)와 홍천사명 동종(보물 제1460호)의 전시를 위해 중화문의 서남측으로 이전됐다.
문화재청은 광명문을 제자리로 이전하기 위해 2016년 발굴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광명문과 배치형태가 동일한 건물지 1동을 확인했다. 건물지가 경운궁 중건배치도(1910년) 상 광명문지와 그 위치 및 배치상태, 평면 형태가 동일한 것으로 판명돼 이를 토대로 지난해 말 이전을 완료했다.
덕수궁 중건 배치도 상 광명문 위치 [사진=문화재청] |
광명문 내부에 보관됐던 유물 중 창경궁 자격루(국보 제229호)는 대전의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로 옮겨 보존처리한다. 홍천사명 동종(보물 제1460호)은 큰 부피와 중량을 감안해 경복궁 궐내각사지에 임시 처리장을 만들어 보존처리 중이다. 보존처리를 마치면 자격루는 국립고궁박물관으로, 홍천사명 동종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적정 장소를 검토해 이전 설치할 계획이다.
광명문 이전 준공식은 3월 1일 오후 1시30분부터 덕수궁 광명문 이건공사 부지에서 진행된다. 이날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국회 문체위 의원, 문화재 유관기관(문화재재단, 유네스코 아태무형유산센터, 국외소재문화재재단, 문화유산국민신탁 등), 문화재 관계인사(문화재위원회 위원 등), 문화재 관련단체(문화재수리협회, 문화재수리기술자협회, 문화재기능인협회), 덕수궁 관련 활동 단체, 정동 주재 주한대사, 감리사 및 시공사 대표 등 15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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