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핌] 전민준 기자= “노동조합 요구대로 기본급을 올려주면 내 대표이사 사장직도 내려 놓아야 한다.”
취임 1년 4개월을 맞는 도미니크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이 부임 후 최대 난제인 노사 임금협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노사 임금협상 결과에 따라 프랑스 르노 본사의 한국사업장에 대한 정책이 달라지고 구조조정을 진행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르노 본사는 르노삼성을 ‘고비용 저효율 사업장’으로 분류해 둔 상태다.
도미니크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사진=르노삼성] |
28일 르노삼성 노조 등에 따르면 도미니크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은 지난 26일 부산 강서구 르노삼성 공장에서 박종규 노조위원장 등과 만나 “3월 8일까지 교섭해서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며 이 같이 언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시뇨라 사장은 “(임단협 타결이 없으면) 신차 배정은 없다”면서 “협상을 마치려면 경영진 측에서 제시한 임금 동결 등을 받아 들여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노조에 대한 압박 수위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고 노조측은 전했다.
앞서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해 6월 첫 임금협상을 시작한 뒤 약 8개월 동안 15차 교섭까지 진행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시뇨라 사장은 지난 26일 직접 노조 사무실을 찾아 향후 경영 일정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 임단협을 내달 8일 마무리해야한다고 전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그러나 "(지난 26일) 하루 종일 시뇨라 사장과 동행했는데, 대표이사 사장직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현재 노조는 △기본급 10만667원 인상 △격려금 300만원+250% △단일호봉제도 도입 △임금피크제도 개선 △중식시간 연장(45분→60분) 등이다. 이에 대한 사측의 제시안은 △기본급 동결(보상금 100만원) △성과격려금 300만원 △정기상여지급 주기 변경(격월→매월) 등이다.
시뇨라 사장은 3년 임기로 지난 2017년 11월 1일, 르노삼성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그는 취임 전 르노그룹 글로벌 RCI 뱅크앤서비스(Bank & Service) 부사장직을 수행해 왔다.
르노그룹은 박동훈 사장을 제외한 나머지 르노삼성 대표이사의 경우 본사 재무통이나 전략기획가 출신으로 구성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시뇨라 사장과 본사와 관계는 밀접하다”고 전했다.
한편, 시뇨라 사장은 노조 측에 신차 배정 등 미래발전방향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단, 준중형 세단인 SM3의 후속모델은 르노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인 아르카나로 확정해 둔 상태다.
르노삼성은 오는 9월 닛산 로그 위탁 생산 종료를 앞두고, 새로운 물량 배정을 추진하고 있다. 아르카나는 내수 판매 모델로, 로그를 대신할 수출 물량은 아직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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