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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신탁 꿈틀-끝] 금투업계 삼총사 등장에 중소형 신탁사 '긴장'

기사등록 : 2019-03-05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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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신탁사들은 신규업체들과 수수료 경쟁 예상
대형사들과 경쟁은 2년 뒤부터..."신규사 금융과 건설 균형감각 관건"

[편집자주] 신영자산신탁, 한투부동산신탁, 대신자산신탁 등 3곳이 부동산 신탁(信託)업에 신규 진출한다. 신규 업체가 진입하는 건 지난 2009년 이후 10년 만이다. 이에 따라 오랫동안 과점형태를 유지하던 부동산신탁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기존 신탁사들은 막강한 자본력과 새로운 아이디어로 무장한 부동산신탁사들의 공세에 다소 긴장하고 있다. 수탁액만 180조원에 달하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는 부동산신탁 시장. 신규 신탁사들의 진입에 따른 시장변화와 신규업체들의 사업방향에 대해 들여다봤다. 

[서울=뉴스핌] 김형락 김성수 박진범 기자 = 부동산신탁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한국 대신 신영 등 금융투자업계3총사가 기존 부동산신탁업 판도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기존 신탁사들은 3총사가 내놓을 사업계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존 중소형 신탁사들은 신규업체들과 수수료 경쟁이 불가피하다. 대형신탁사들은 신규사들에게 차입형 신탁이 허용되는 2년 뒤부터 진검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영자산신탁, 대신자산신탁, 한국부동산신탁은 부동산신탁업 본인가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3일 금융위원회는 임시회의를 열고 이들 3곳에 부동산신탁업 예비인가를 의결했다.

2009년 이후 10년 만에 부동산신탁시장이 열리며 기존 11개 신탁사가 14개 체제로 바뀐다. 특히 부동산금융으로 상당한 수익을 내고있는 금융투자업계가 주축인 신규업체 3곳은 신탁시장에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신규인가로 부동산신탁시장 총량 확대를 점친다. 기존 신탁사들도 자연스럽게 시장 확대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앞서 2005~2010년 5개의 신규사가 신탁시장에 진출하며 차입형신탁 시장 규모는 2010년 1조5000억원에서 2013년 2조9000억원으로 93% 늘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투자회사는 전문 신탁사보다 개발역량은 떨어져도 여신과 신탁기능을 같이 활용할 수 있다"며 "토지 확보(기존의 여신기능 활용)와 건축비 조달(신탁기능 활용)을 모두 소화하는 방식으로 토지비 부담이 큰 핵심 수도권 지역에도 신탁방식 진출 물꼬를 터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신탁사들은 수도권 외곽과 지방 부동산시장에서 차입형 토지신탁, 책임준공확약형 관리신탁 사업을 확대해왔다. 작년 6월말 기준 차입형·책임준공확약형 토지신탁 수탁액 규모는 10조1000억원이다. 11개 전업 부동산신탁사 전체 수탁고의 5.3% 수준이다. 차입형·책임준공확약형 토지신탁 영업수익 규모는 3000억원대로 전체 영업수익의 50% 웃도는 고위험·고수익 상품이다.

관리형 신탁을 주 수익원으로 하는 중소형 신탁사들은 신규업체들과 수수료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고수입 사업인 차입형 토지신탁이 제한된 신규업체들이 시장 개방 초기 관리형 신탁에 치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 1%였던 관리형신탁 수수료는 작년 0.1~0.2%까지 떨어졌다. 

부동산신탁업은 부동산 소유자로부터 권리를 위탁받은 신탁회사가 해당 부동산을 관리, 개발, 처분하고 그 이익을 돌려주는 과정에서 수수료를 받는 사업이다. 신탁사는 개발, 투자, 분양 등 전반적인 부동산 개발사업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신탁사의 자금 투입 여부에 따라 '차입형'과 '관리형'으로 나뉜다. 차입형 신탁은 공사비를 지원하기 위해 신탁사가 신탁대지급금을 투입하는 자금 투입 리스크가 있기에 신탁보수율이 3~4%로 높다. 관리형신탁은 사업비를 위탁자 또는 시공사가 조달해 신탁사의 자금 투입 리스크가 없는 대신 신탁보수율은 낮다.

차입형 신탁 위주의 대형신탁사들은 시간을 벌었다. 금융위가 이번 신규업체 3곳은 차입형 토지신탁을 본인가 2년 뒤부터 허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토지신탁, 한국자산시탁 상위 2개사는 차입형신탁 시장에서 점유율 58%로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대형사들과의 승부는 장기전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통상 신탁사가 하나의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마무리 하기까지 5년의 시간이 걸린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탁업은 프로젝트 심의와 리스크 관리에 필요한 시스템과 트랙레코드(실적 성과)  축적이 중요하다"며 "신탁시장이 개방되더라도 하나의 사이클을 모두 겪은 5년 이후 진검승부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신규업체들이 금융업과 건설업의 균형감각을 갖추느냐다. 한 신탁사 관계자는 "부동산신탁업은 단순히 돈을 조달해 건물을 짓는 금융기반 산업일 뿐만아니라 건설 분야를 알아야 하는 영역"이라며 "새로운 신탁사들이 시공사 민원 해결, 이해관계 조율 능력 등의 노하우를 얻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 심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코람코자산신탁 관계자는 "신탁사 신규 인가로 기존 신탁사 인력이 신생 업체에 팀 또는 본부 단위로 이탈하는 현상이 늘어날 것"이라며 "경쟁 심화가 불가피해 시장 규모가 커지지 않는 한 기존 신탁사의 매출,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신탁사 관계자는 "신탁사가 늘면 시장규모가 커지면서 혁신경쟁과 소비자 편익도 늘겠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가 크게 꺾이다보니 기존 신탁사들의 영업력 위축은 불가피하다"며 "다만 신규사는 차입형 토지신탁 부문이 2년간 묶여 있기 때문에 당장 급격한 시장 변화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ro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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