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오는 27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한 대한항공이 주주들의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에 나섰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뉴스핌 DB] |
대한항공은 5일 공시를 통해 “주총 결의에 필요한 의결 정족수를 확보할 수 있도록 의결권 대리행사를 권유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의 제57기 정기 주총은 27일 오전 9시 서울 강서구 대항항공 빌딩에서 개최된다. 이날 주총에선 임기가 만료되는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비롯해 지난해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이 논의된다.
앞서 이날 오전 대한항공 이사회는 회의를 통해 조 회장에 대한 재선임을 결정했다. 하지만 같은 날 ‘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한 주주권 행사 시민행동’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조 회장 연임 반대 의결권 행사 권유, 주주총회 참석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대한항공의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는 우군 확보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현 상황에선 최대주주 한진칼을 비롯한 특수관계인 등 33.03%의 우호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조 회장 측이 유리하지만, 11.56%를 보유한 2대주주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질 경우 상황을 낙관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일단 국민연금은 지난달 기금운용위원회를 통해 대한항공에 대해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정관상 사내이사 재선임을 위해선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2 이상 동의가 필요하고, 국민연금 외에 추가로 22% 주주가 반대하면 연임이 무산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진칼보다는 덜 하지만 대항항공 역시 올해 주총에서 시장의 관심을 끄는 상장사 가운데 하나”라며 “조 회장 재선임 여부를 놓고 표대결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대한항공은 이날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박남규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를 추천했다. 서울대 경영학부와 뉴욕대 경영학 박사를 거친 박 후보는 아세아시멘트, 아이리버 사외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25년 이상 전세계 항공사들의 전략적 제휴 및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항공운송산업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mkim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