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중단 결정을 조목조목 비판하는 논평을 실었다.
WP는 5일(현지시간) 논평에서 한국전쟁부터 시작된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한국은 미국의 가장 믿음직한 군사 동맹이라며 베트남 전쟁에서 수많은 인명 피해를 감수하면서도 미국을 도와 싸운 역사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한미군은 북한이 침공할 경우를 대비해 미군이 즉각 대대적인 대응에 나서겠다는 미국의 약속이며 한미연합훈련은 이러한 군사동맹의 실행 능력을 강화하는 데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만찬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찬 중 웃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키리졸브 연습’(KR)과 ‘독수리 훈련’(FE)을 중단하면서 비용 절감과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두 가지 이유 모두 이 결정을 정당화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우선 WP는 한미연합훈련 비용은 1400만달러(약 158억원)로 미국 국방예산인 7000억달러(약 789조9500억원)에서 매우 적은 비율을 차지할 뿐이며, 한국 정부가 이미 주한미군 예산을 5000만달러(약 564억원) 늘리기로 했다는 점을 설명하며, 미국의 동맹 한국은 비용만 더 내고 얻는 것은 줄었다고 꼬집었다.
또한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북한으로부터 얻는 것 없이 핵심 열쇠를 양보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연합훈련을 북한에 대한 도발행위라고 재차 비난하기는 했지만, 지난달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논의되지도 않은 사안을 아무 대가도 없이 덜컥 김 위원장 손에 쥐어줬다는 설명이다.
WP는 동맹들이 미국의 안보 우산에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도 한국의 경우는 예외라고 지적했다.
한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유럽 동맹들과는 달리 자주국방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며, 2017년 국방비가 국내총생산(GDP)의 2.5%에 달했고 향후 5년 간 국방예산을 7.5% 증액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 동맹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훌륭한 본보기라고 주장했다.
또한 1991년 구소련 붕괴 후 미국과 유럽 동맹 모두 국방예산을 대폭 축소한 가운데, 러시아가 군사력을 재증강하고 있고 중국도 야심찬 군사 굴기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동맹들이 자주 군사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일리가 있지만, 이 경우에도 한국만은 비난할 수 없다고 WP는 설명했다.
한국은 이미 매일 수십만 명의 적대적 군사 병력을 마주하고 있고 수도인 서울은 북한의 사정거리에 있으며 전쟁이 발발할 경우 단 몇 분 내에 수백만 명의 국민들이 희생당할 수 있는 만큼,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바라면서도 강한 군사력의 가치를 이미 잘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WP는 북한과 중국이 주한미군 철수를 오랫동안 염원해 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되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및 중국과의 협상에 급급한 나머지 동맹인 한국을 소외시키는지 전 세계 동맹국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모호한 약속이나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 축소 약속에 넘어가 동맹을 저버리는 중대한 실수를 한다면,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중국과 러시아, 이란 등 적대적 국가들을 견제하는 동맹들의 도움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독수리 훈련이 이뤄지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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