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지금이 러시아 채권 투자 적기다." 크레딧시장에선 러시아 국채가 루블·유가 안정 속에 금리인상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투자 매력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과 유가도 안정적인 움직임이 예상된다.
11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러시아국채 10년물 금리는 8.460% 수준이다. 지난해 10월9일 9.240%에 비하면 78bp 내렸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는 지난달 8일(현지시각) 러시아 신용등급을 기존 'Bb1'에서 'Baa3'로 1등급 상향했다. 이에 러시아채권은 '투자부적격' 대상에서 '투자적격'으로 올라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 러시아 금리인상 마무리 국면...유가·루블도 안정
전문가들은 러시아 중앙은행의 선제적인 물가 대응으로 기준금리 인상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금리상단이 막히면서 채권가격 하락 가능성이 봉쇄, 투자 부담이 크게 낮아졌다.
김성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중앙은행이 물가 상승우려로 3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하지만 연내 추가인상 가능성은 제한적이어서 러시아 채권 매수를 권한다"고 전했다.
러시아 정책금리는 현재 7.75%를 유지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 9월과 12월에 각각 25bp씩 인상됐다. 부가가치세는 18%에서 20%로 올렸고, 지난 여름 폭염과 가뭄으로 밀 작황이 부진하면서 식료품 가격 폭등으로 물가가 급등했다. 이에 러시아중앙은행이 선제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후 밀가루 가격이 떨어지는 등 물가가 안정 추세에 접어들고 있다. 이에 러시아중앙은행도 지난 2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긴축'에서 '중립'으로 돌아섰다.
환율·국제유가 등 주변 여건도 러시아 채권 투자를 지지하는 모양새다.
김 연구원은 "작년 4월 이후 러시아 제재가 재차 강화되자, 루블화 환율은 유가 강세에도 불구하고 큰 약세를 보였다"면서 "하지만 미국 대선 종료 전까지 러시아 추가 제재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 루블화 환율은 달러당 63~68루블 사이에서 제한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주요 산유국들은 당분간 경제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유가를 방어하기 위해 공조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러시아를 포함한 주요 산유국(OPEC)들은 올해 상반기동안 작년 10월 대비 하루 평균 120만배럴(bpd) 감산하는데 합의했다.
◆ 러시아채권, 여타 국가대비 저평가
러시아(Baa3)는 비슷한 신용등급 국가들 가운데 펀더멘탈이 가장 우수하다. 반면 채권가격은 가장 저평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혜경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흥국 중 러시아 펀더멘탈은 나쁘지 않다"면서 "러시아는 회복세 이어가며 재정적자를 축소하고 있다. GDP 대비 부채 수준도 높지 않고, 외환보유고도 늘고 있다"고 풀이했다.
김성우 연구원은 "러시아의 양호한 재정건정성과 외화유동성 대비, 러시아 채권 금리가 가장 높아 가장 저평가돼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지난 2017년말 기준 13.5% 수준이다. 남아공(Baa3) 53.1%, 인도(Baa2) 68.7%, 인도네시아(Baa3) 29.3%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또 러시아의 재정수지는 흑자지만, 나머지 세 국가는 모두 적자를 기록중이다.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은 4580억달러(작년 7월 기준, IMF)로 세계 6위에 올라 이들 국가들(인도 4037억달러, 남아공 506억달러, 인도네시아 1232억달러)을 압도한다.
그럼에도 러시아 국채 금리는 인도국채(10년물) 7.3630%와 인도네시아국채(10년물) 8.3450%보다 높다.
swiss2pa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