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조건부 석방 이후 13일 첫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외출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법원에서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지지자들을 보자 반갑게 웃어보였다. 강한 햇살에 눈을 찔끔 감기도 했고, 춘삼월 찬 바람에 입을 막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26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전 대통령이 차에서 내리자 주변에 있던 지지자 20여명이 ‘이명박’을 연호하며 환영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가 미소와 함께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이 전 대통령은 경호나 변호인의 부축을 받지 않고 스스로 걸으며 서울고법 형사합의1부(정준영 부장판사) 11차 공판에 출석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법원의 보석 허가로 석방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동 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2019.03.13 leehs@newspim.com |
당초 이날 재판은 이 전 대통령의 1심 유죄 선고에 결정적 영향 중 하나인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재판부의 신문일이었지만, 이 전 회장은 불출석했다.
그동안 재판부가 수차례 증인 소환장을 보냈으나, 번번이 ‘폐문부재(閉門不在·거주지 문이 닫혀있어 전달하지 못함)’로 송달되지 못해 정당 사유 없이 소환 불응 시 구인하겠다고 했는데도, 이 전 회장이 불출석 의사를 밝히며 법원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재판부는 이 전 회장 구인을 위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재판부는 “이팔성 증인이 제출한 불출석 사유가 정당하지 않다”며 구인장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이 끝난 뒤에도 이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의 외침에 화답했다. 오후 2시 57분께 이 전 대통령은 검은색 손수건으로 입과 코를 가리며 서울고법을 빠져 나왔다.
그곳에서 기다리던 지지자들은 또 다시 이 전 대통령의 이름을 외쳤다. 이에 이 전 대통령은 웃으며 지지자들에게 손짓을 하고, 고개도 숙이며 인사했다. 이 전 대통령은 검은색 제네시스를 타고 귀가했다.
일반 국민 입장에서 멀쩡해보인 이 전 대통령. 이 모습을 본 한 시민은 “저게 정말 아픈 것이냐”며 “다시 감옥에 가라”고 퍼부었다. 이 전 대통령은 애써 반응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김윤옥 여사와 이 전 대통령의 사위인 이상주 변호사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에 이 전 대통령 측은 “해당 혐의가 무죄로 나온 것은 법률적 구조 때문이어서 증인의 증언으로 뒤집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며 “이를 잘 알고 있는 검찰이 증인을 신청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당시 이팔성에게 5000만원을 왜 받았고, 사용처는 어딘지 등 인사청탁 관련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필요하다”고 받아쳤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다음 재판은 이달 15일 오후 서울고법에서 열린다. 다음 재판에는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증인 신문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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