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 당국이 최근 병원 현대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불법 의료시술을 받다 사망하는 등 열악한 처지에 놓여 있다는 주장이 15일 제기됐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날 북한 내 소식통들의 인터뷰를 인용해 “북한 당국이 병원 시설 현대화 사업을 진행하는 등 사회주의 의료제도의 우월성을 선전하고 있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대부분의 주민들은 열악한 의료 환경으로 인해 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삭주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2018년 8월 북한 평안도 삭주군 압록강 인근에서 철조망 너머로 북한 군인들과 주민들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RFA와의 인터뷰에서 “요즘 당국이 각 도, 시, 군 인민 병원들에 대해 실태 조사를 하면서 낡은 병원 시설을 보수하고 새 의료장비를 들여오는 등 현대화 사업을 준비하고 있지만 허울만 좋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소식통은 이어 “여전히 대부분의 환자들은 치료를 제 때 받지 못하는 등 고통 속에서 죽어가고 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이 소식통은 그러면서 “당국이 현대화 사업을 하고 있지 않은 지방 병원에서는 의사들의 의학적 수준이 갈수록 낮아져 아파서 병원을 찾아도 정확한 진단조차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러다 보니 주민들은 개인 의사의 불법 의료행위에 매달리거나 민간요법에 의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또 “지방에도 간혹 제대로 된 병원이 있기는 하지만 여기는 간부들이나 그 가족들이 아니면 이용하기도 힘들다”며 “일반 주민들이 이런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싶으면 뇌물을 써야 하는데, 약 구입비용은 별도다. 결국 돈 없는 일반 주민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라고 성토했다.
이와 관련해 함경남도의 다른 소식통은 “주민들이 비싼 돈을 내고 개인 의사들의 불법 의료행위에 매달린다는 소식을 접한 일부 의사들은 병원을 그만두고 집에서 불법 의료행위를 하며 돈을 벌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당국에서 개인 의사들의 불법 의료행위를 단속한다고는 하지만 개인 의사들을 찾는 주민들이 날로 늘고 있어 단속 효과가 미미하다”며 “이 때문에 치료 중 돌발적인 의료 사고로 환자가 사망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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