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4년만에 부활한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 1순위로 삼성생명·교보생명이 거론되면서 국회 등에서 보복성 검사 우려를 제기해 주목된다. 금융당국은 금감원과 보복검사로 비춰지지 않도록 협의해가겠다는 입장이다.
20일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금감원 스스로 폐지한 종합검사를 다시 부활시킨 것에 대한 우려와 의문이 있는 상황에서 (즉시연금 관련 갈등이 있는)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1차 대상이 되면, 보복성 검사라는 우려가 국회에서 나온다”면서 “금감원과 종합검사 방향을 논의해 보복성 검사라는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이형석 기자 leehs@ |
국회에선 정무위원회 소속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관련 이슈에 대해 문제제기하는 상황이다. 김 의원은 최근 정무위원회에 참석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에게 “즉시연금 관련 금감원의 지급 요구에도 삼성생명, 교보생명이 거부하자, 보복성 검사하는 거 아니냐고 우려를 제기했고, 그러지 않겠다고 윤석헌 금감원장이 약속했다”고 언급했다.
동시에 김 의원은 금감원에 대한 감독권한이 있는 금융위 대처가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금융그룹통합감독법안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의중도 전달했다. 이 법안은 금융자산 5조원 이상 금융사를 계열사로 둔 대기업집단을 통합 위험관리/감독하는 것으로, 그 동안 행정지도격인 모범규준만 만들어 시범운영만 했다. 삼성·한화·현대차·디비(DB)·롯데·교보·미래에셋 등 7개 금융그룹이 대상이어서, 금융위는 법 제도화를 통해 제대로 된 관리감독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진=삼성생명] |
삼성생명, 교보생명에 대한 보복성 검사 우려는 금감원의 종합검사 부활 조짐이 있을 때부터 나왔었다.
금감원은 2017년 11월 삼성생명 만기환급형 즉시연금 가입자에게 과소 지급한 연금을 지급토록 한 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모든 가입자에게 미지급금을 일괄 지급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 등 대형 생보사는 이를 거부했고, 양측은 대리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또 즉시연금 가입자들이 채무부존재 확인소송을 제기하자 금감원은 보험금 청구 소송비용 지원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금감원이 최근 종합검사 대상을 금융소비자 민원이 많을 곳을 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히면서 검사 타깃으로 삼성생명이 또다시 거론되고 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즉시연금 부분에서 삼성생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 관심을 갖는 것은 잘 안다”면서도 “그동안 언급했듯 이 문제만으로 종합검사를 하는 것은 아니며 여러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보험금 지급 결정을 외면하는 대형 보험사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대형사가 업계를 이끌면서 모범을 보여줬으면 하는 생각이 많다. 다만 희망하는 것처럼 만족스럽지는 못하다”고 전했다.
금감원의 금융회사에 대한 종합검사는 내달 시작된다.
hkj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