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진호 한창대 기자 = 금융당국이 올해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데이터경제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이 시기상조라는 주장이 나왔다. 혁신성장이라는 미명하에 개인정보 공유를 전격 실시할 경우 이에 따른 피해는 오롯이 소비자 몫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다.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신용정보 규제완화, 빅데이터 시대의 해법인가'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 [사진=한창대 기자] |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는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추혜선 의원실 주관 '신용정보 규제완화, 빅데이터 시대의 해법인가' 토론회에서 "개인정보의 가치는 경제적 효율성의 문제만으로 볼 것이 아니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김 대표는 "금융당국이 기업들로 하여금 개인정보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큰 재앙을 불러올 위험이 크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지난 2014년 발생한 신용카드사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등을 예로 들며 데이터경제 3법 개정이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당시 KB국민카드·농협카드·롯데카드의 고객 개인정보 약 1억건 이상이 부당이익을 취할 목적으로 외부로 유출되며 큰 파장을 야기했다.
그는 "개인정보를 다루는 카드사의 도덕적 해이와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가 맞물려 발생한 초유의 사건이었다"며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소비자들의 피해가 지속되고 있는데 '데이터 3법' 개정으로 규제를 더 완화하면 대형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 대표는 '규제 완화'에 앞서 아직 해결되지 않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 해결과 집단소송제 및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와 같은 법적·제도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개인정보 침해 최소화를 위해 공공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개인정보 수집 및 활용이 이뤄져야 한다"며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혁신성장이라는 팔로 포장해 규제완화를 밀어 붙이는 것은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이은우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도 '데이터경제 3법'이 개정될 경우 개인정보가 반소비자, 반경쟁적으로 약탈적 활용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변호사는 "데이터 혁신이 아닌 디지털 플랫폼 기업의 독점력 강화로 소비자 편익 감소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며 "특히 일부 민간 신용정보업자들의 경우 소비자들의 권리를 침해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반면 '안전장치'를 마련해 조속히 '데이터경제 3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이 이미 데이터 활용을 위한 법제도 정비를 맞춘 상황에 우리만 이를 더 미뤘다가는 세계적 경쟁에서 뒤처질 것이란 지적이다.
최경진 가천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데이터경제 시대에 혁신적 신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형태의 신용정보 기반의 서비스가 출현하도록 법제도 환경을 정비하는 것은 불가피한 흐름”이라며 "다만 신용정보의 ‘안전한 활용’과 신용정보 주체의 권리 정립을 위한 법적 기반으로서의 성격을 명확히 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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