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유엔 북한 대표부를 통한 '백채널' 복원 노력을 막았다고 미국 주간지 타임지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복수의 미국과 한국 관리들은 해당 매체에 이같이 전했다. 백채널은 이른바 물밑 소통 통로를 뜻한다.
미 국무부는 매체의 논평 요청을 거부했다. 비건 대표는 지난 11일 워싱턴서 핵무기를 주제로 한 컨퍼런스에서 양국 간 "외교는 여전히 살아있다"고 언급했었다.
타임지는 한국 정부 전문가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탑다운' 접근법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고 전했다. 실무협상에서 위로 대화가 진전되는 '바텀업'과 달리 '탑다운'은 국가 지도자들간 협상에서 실무급으로 내려가는 협상 방법을 뜻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 자신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직접 대북 제재 해제를 조건으로 한 핵 프로그램 포기 약속을 받아낼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익명의 한 관리는 매체에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자주 반복하는 말은 김 위원장이 그의 '친구'라는 것"이라며 우려를 내비쳤다. 전문가들은 두 최고 지도자간의 개인 케미스트리가 북한의 장기적인 전략적 사고를 뛰어 넘을 수 있을지 의구심을 내비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 무기 프로그램을 버리지 않을 것이란 최근의 미 중앙정보국(CIA), 국방부 등 정부 기관의 평가를 부인하고 있다고 두 명의 관리들은 전했다. 그는 김 위원장과 합의 도출이 가능하다고 주장할 뿐아니라 국가 빈곤에 따른 경제 발전 필요성이 핵 무기 보유에 대한 김 위원장의 집착을 넘어설 것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미 정보국은 북한이 20~60개의 핵 탄두는 물론, 한국과 일본에 있는 미군 진형과 미국령 괌을 요격할 수 있는 중거리 미사일도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네 명의 소식통은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협상에 나서는 '탑다운' 고집이 그의 관리들 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의 카운터파트들을 당황시켰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 외교에 정통한 한 외국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록 하노이 회담에서 어떠한 합의를 이끌지 못했지만 지금 당장이라도 한가지 합의를 할 수 있다며 그것은 일부 대북 제재의 해제라고 우려했다. 그는 북한이 새로운 미사일 실험과 개발을 동결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미국을 겨냥할 수 있는 재돌입 운반체 개발을 중단한다는 조건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 일부, 혹은 전부를 해제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합의는 한국과 일본, 북동 아시아에 있는 미군을 북한의 핵무기에 여전히 취약하게 만든다. 동시에 일부 제재 해제는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이행하는 데 있어 지렛대의 상당 부분을 져버리는 것과 같다고 그는 설명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