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올들어 브라질 금융시장의 뜨거운 상승 랠리가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연초 이후 주식과 채권의 동반 강세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팔자’가 봇물을 이룬 가운데 펼쳐진 것이어서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보베스파 지수 추이 [출처=블룸버그] |
해외 큰 손들은 뒤늦게 진입 기회를 엿보고 있지만 이미 버스를 놓쳤다는 지적이다.
20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브라질 증시의 벤치마크 보베스파 지수는 올들어 9.4%에 달하는 상승 기염을 토했다.
지수는 최근 사상 처음으로 10만선을 돌파한 뒤 소폭 후퇴한 상태다. 뿐만 아니라 브라질 증시는 달러화 기준으로 올해 17%의 랠리를 기록했다.
채권시장도 강세 흐름이다. JP모간이 집계하는 브라질 채권 지수는 지난 19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4.4%.
브라질 헤알화 역시 올들어 오름세를 보인 점을 감안할 때 해외 투자자들에게 일석이조의 기회가 주어졌던 셈이다.
천정부지로 오르는 브라질 금융시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매도 공세와 맞물렸다는 점에서 시선을 끌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연초 이후 3월 중순까지 해외 투자자들은 브라질 주식시장에서 1억1200만달러의 순매도를 나타냈다.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연간 기준으로 최대 규모의 해외 자금 유출을 기록한 데 이어 자금 썰물이 지속된 셈이다.
외국인들이 브라질 증시에서 발을 빼는 것은 연기금 시스템 개혁이 가시화되지 않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 수 년간 브라질 정부가 개혁 의지를 내비쳤지만 실행에 옮겨지지 않자 해외 투자자들이 실망감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거시경제 지표의 둔화와 정치권 스캔들도 외국인 투자 심리를 냉각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브라질 금융 자산이 예상 밖의 상승 탄력을 보이자 해외 투자자들이 ‘유턴’할 움직임이다. 주가가 조정을 보이는 틈을 타 시장 진입 기회를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델텍 애셋 매니지먼트의 그렉 레스코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상당수의 외국인 투자자들이 브라질 금융시장의 강세 흐름으로 쏠쏠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며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만큼 투자자들이 조정에 매입하는 전략을 취하려는 움직임이지만 자산시장의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월가의 전략가들은 보베스파 지수가 연말 12만 선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 수준에서 20%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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