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3월 통화정책 회의 결과에 금융시장은 ‘서프라이즈’라는 반응을 보였다. 정책자들이 시장의 기대치보다 강한 비둘기파 행보를 취했다는 판단이다.
2021년 말까지 단 한 차례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과 9월 대차대조표 축소 종료를 골자로 한 이번 회의 결과에 대해 투자자들은 2015년 12월 제로금리 정책 종료 이후 3년 가량 전개된 연준의 이른바 양적긴축(QT)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사진=블룸버그] |
연방기금 금리가 현 수준인 2.25~2.50% 선에서 이번 긴축 사이클의 고점을 찍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점도표에서 정책자들은 올해 말까지 금리 동결과 내년 한 차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 놓았지만 추가 금리인상 투자자들은 실상 좌절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대차대조표 종료 시점과 포트폴리오 재편 계획에 대한 불확실성이 풀린 데 대해서도 월가는 강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오는 5월부터 축소 규모를 월 300억달러에서 150억달러로 축소한 뒤 9월 최종 종료한다는 연준의 복안이 하반기를 점쳤던 시장의 예상보다 온건한 행보라는 평가다.
연준은 이와 함께 아울러 만기 도래하는 모기지담보증권의 투자 원금을 국채 매입에 할애, 포트폴리오를 국채를 중심으로 재편해 금융위기 이전 구조로 되돌릴 계획을 분명히 했다.
웨스턴 유니온 비즈니스 솔루션스의 조 마님보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연준의 이번 결정은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웃도는 온건 기조”라고 평가했다.
UBS 애셋 매니지먼트의 에반 브라운 전략가는 “올해 말까지 금리 동결은 서프라이즈”라며 “지난해 말부터 인내심을 강조했던 연준이 확실하게 비둘기파 색깔을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BMO 캐피탈 마켓은 보고서를 내고 연준의 경기 판단과 점도표를 종합할 때 연방기금 금리가 2.40%에서 정점을 찍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시장 지표는 이날 연준의 결정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장 후반 2.56%까지 밀리며 1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고, 정책 금리에 가장 민감한 2년물 수익률 역시 회의 전 2.452%에서 결과가 전해진 뒤 2.419%로 밀렸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데이터에 따르면 채권 트레이더들이 예상하는 올 연말까지 금리인하 가능성이 23%로 집계, 지난달 15%에서 상당폭 뛰었다.
뉴욕증시도 방향을 틀었다. 장중 100포인트 이상 떨어졌던 다우존스 지수가 31포인트(0.12%) 상승 반전했고, 0.5% 내외로 밀렸던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 역시 각각 0.4%와 0.7% 가량 오름세로 돌아섰다.
추가 금리인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면서 달러화는 주요 통화에 대해 6주간 최저치로 밀렸다. 달러 인덱스는 0.6% 하락, 96 선 아래로 밀렸다.
통화정책 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원 연준 의장은 다시 한 번 인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미국 경제 펀더멘털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지금은 추가 긴축에 인내심을 가질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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