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전명규 한국체육대학교(한체대) 빙상부 교수를 둘러싼 의혹이 상당 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한체대에 전 교수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하고 빙상장 사용료 등 5억2000만원에 대해 회수하는 한편, 전 교수를 업무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수습기자 = 전명규 전 빙상연맹 부회장이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빙상계 폭력,성폭력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9.01.21 pangbin@newspim.com |
교육부는 교육신뢰회복 추진단 제5차 회의를 개최하고 한국체육대학교 종합감사 및 연세대학교 체육특기자 아이스하키 사전스카웃 및 금품수수 의혹 관련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종합감사는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의 폭로로 촉발됐다.
◆교육부 “전명규, 폭행 피해학생에게 합의종용해”
먼저 전명규 체육학과 빙상부 교수가 폭행 피해학생에게 합의를 종용하고 격리조치 중 피해학생에게 접촉한 사실이 종합감사 결과 드러났다.
전 교수는 실내 빙상장 락커룸에서 시설강습팀 조재범 전 코치가 강습생을 폭항핸 사건을 무마시키기 위해 피해자 학부모에게 한체대 쇼트트랙 선수인 피해자 동생까지 거론하거나 피해자의 지인을 동원해 합의하도록 압박했다.
한체대 측에서 피해학생과 격리조치를 통보했는데도 제3자를 통해 피해학생들을 만나 졸업 후 거취 문제를 거론하는 등 3차례에 걸쳐 접촉한 사실도 적발됐다.
특히 지난해 4월 빙상연맹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 특정감사 직전엔 피해학생의 아버지를 만나 감사장에 출속하지 말도록 회유하기도 했다.
또한 빙상부 학생이 훈련용도로 협찬받은 4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자전거 2대를 넘겨받고 스케이트 구두 24켤레를 가품으로 납품받는 방법으로 특정업체가 대학으로부터 정품 가액 합계 5100만원을 지급받게 하는 등의 비위 행위가 적발됐다.
‘조재범 코치 성폭행 및 폭행 사건’은 전 교수 제자들이 운영하는 사설강습팀에 무상제공된 빙상장 락커룸 등 폐쇄적 공간에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 교수 제자들은 2011년 이전부터 실내 빙상장 내 2개의 락커룸(각 36㎡)과 이에 딸린 샤워실 및 화장실(각 9㎡)을 쇼트트랙 사설강습팀 전용공간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특히 빙상장은 국유 재산인데도, 별도의 사용 승인 없이 사설강습팀에게 전용공간으로 무상 제공해 문제가 됐다. 또 전 교수는 2015년 1월부터 2018년 4월까지 대관 허가 및 사용료 징수 없이 사설강습팀 20여명에게 빙상장 출입을 허락하고 빙상장 대관신청서를 허위 작성해 총 83회를 대관하는 등 장기간 독점적으로 사용했다.
전 교수 외에도 이번 감사에서 일부 교수들이 학생 및 학부모로부터 금품을 수수하는 등의 사실도 적발됐다. 사이클부 A 교수는 추석명절 및 스승의 날 즈음 학부모 대표로부터 2회에 걸쳐 120만원을 받았고, 볼링부 B 교수는 스승의 날에 학부모로부터 5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수수했다.
특히 B 교수는 국내외 대회 및 훈련에 수회 참가하면서 대학의 지원금과는 별도로 학생들로부터 소요경비 명목으로 합계 5억8920만원을 현금으로 걷은 뒤 증빙자료 없이 사용했다.
A 교수를 포함해 6개 종목 교수 6명은 해외전지훈련 후 허위영수증 등을 정산자료로 제출해 2905만원 상당의 학교 지원금을 횡령했다.
이를 포함해 입시·학사, 인사·복무, 성폭력 예방·학생인권 분야 등에서 모두 82건의 비위행위가 적발됐다.
교육부는 이번 한국체육대학교 종합감사 결과, 전 교수 중징계 등 교직원 35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다. 또 빙상장 사용료 등 5억2000만원을 회수조치하며 금품수수 등 관련자 12명을 고발 및 수사의뢰했다.
또 빙상장 시설 무단사용을 용인하고 스케이트 구두 가품을 납품받고도 업체에 정품대금 전액이 지급되도록 한 전 교수, 학생 또는 학부모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관련 교직원 등 모두 9명을 업무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이 외에 특정종목 교수가 입학조건으로 학부모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의혹, 대회 상금을 학생에게 주지 않았다는 의혹, 해외전지훈련 시 배우자 동행경비를 학교예산으로 집행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선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연세대 체육특기자 입학 비리도 일부 사실로
연세대학교 체육특기자 아이스하키 입학 비리도 일부 사실로 드러났다.
체육특기자 종목별 모집인원 결정 및 평가위원 추천시 내부 규정상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체육위원장이 결정하는데도, 심의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등 일부 절차를 위반한 사실이 확인됐다.
아울러 평가 과정에서 평가위원 3명 모두 1단계 서류평가에서 기준에 없는 사항을 고려해 평가했다. 이 중 평가위원 1명은 체육특기자 지원 학생 전체 126명을 약 70여 분만에 동영상 평가까지 포함해 평가를 하는 등 부실하게 평가를 진행했다.
또한 아이스하키 지원자 중 상대적으로 경기실적이 낮은 학생에게 1단계 서류 평가시 평가위원들이 높은 점수를 부여한 정황도 확인했다.
이에 대해 대학에 평가위원을 포함한 9명에 대해 경징계·경고 등 신분상 조치를 요구하고, 평가 제도 개선을 통보했다.
하지만 평과과정상 금품수수 및 영향력 행사 여부에 대해서는 전‧현직 감독, 체육위원장, 평가를 직접적으로 실시한 평가위원 3인 등 관계자 6명 모두가 부인했다. 이에 교육부는 행정감사만으로는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해, 검찰에 수사의뢰 할 예정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번 감사 결과에서 밝혀진 비리 및 위반 사안에 대해 관련 기관이 조속하게 행·재정상 조치를 이행하도록 교육부가 엄중하게 관리·감독하겠다”라며 “체육계에 만연한 부정과 성폭력 문제 등이 한두 차례 감사로 해결되지 않는 만큼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과 ‘스포츠혁신위원회’를 통한 제도 개선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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