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국가적 재해로 떠오른 미세먼지 대책의 중책을 맡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과학적인 미세먼지 원인 파악이 우선이라며 유엔 등 국제기구를 통해 규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세먼지 범국가기구 위원장직을 수락한 반 전 총장은 21일 문재인 대통령과 접견한 이후 청와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장 먼저 국내외적 미세먼지 배출 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반 전 총장은 특히 "상당부분 규명돼 있지만 과학적 정밀성이 필요하다"면서 "그래야만 여기에 기초해 정확한 해결 방안과 다양한 정책적 옵션도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과학적 근거 규명 방법에 대한 질문에 "환경을 관장하는 유엔 기구가 꽤 있고, 지역적 협력기구도 꽤 있다"며 "제가 이미 여러가지 약속이 했는데 미세먼지와 무관하게 활동하지만, 이를 이용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미세먼지 범국가대책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다. [사진=청와대] |
◆ 반 전 총장 "미세먼지 해결, 국내 자체 노력이 우선"
"중국 등 특정국가 지목보다 동북아 국가와 노력해야"
반 전 총장은 미세먼지 문제의 핵심으로 꼽는 중국과의 협력은 진행하겠지만, 우리 자체의 미세먼지 저감 노력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미세먼지 저감 자체 노력을 실시한 이후 중국 등 주변 국가와의 협력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 전 총장은 "개인에서부터 산업계, 정치권, 정부까지 국민 모두의 참여가 필요하다"며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해결책을 도출하고, 같은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등 동북아 지역 국가와 협력과 공동대응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이어 "국제적으로 성공한 사례를 찾아 우리 실정에 맞는 최상의 모델을 만들어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또 "다만 이런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일반적인 노력은 우선 자기 나라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등 환경 문제를 그 나라 차원에서 먼저 최대한 노력하면서 국제사회와 협력을 해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정한 한 나라를 지목해 이야기하는 것보다 우리 자신이 노력을 먼저 하면서 중국을 포함한 동북아 지역 국가들과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미세먼지가 매우나쁨 수준의 서울. leehs@newspim.com |
◆ "정부, 특단의 각오로 미세먼지와 전쟁해야"
반 전 총장은 미세먼지라는 난제를 맡는 범국가기구 위원장을 맡는 소감을 밝히면서 정부와 정치권, 산업계, 이익단체 전체의 협조를 촉구했다.
반 전 총장은 "미세먼지는 여러 국내외적 원인이 복합적으로 있어 해결이 쉽지 않고 해결이 되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제게 당장 묘안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원인을 진단하고 중지를 모아 해법을 마련한 후 모두의 의지로 흔들림없이 실천하면 끝내는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또한 "정부 유관부처는 미세먼지 줄이기가 전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 달린 문제이니만큼 부처의 최우선 정책으로 삼고 유연성과 집중력을 발휘해달라"며 "정부 각부처는 특단의 각오로 미세먼지와의 전쟁에 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미세먼지 범국가대책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다. [사진=청와대] |
◆ "미세먼지 문제, 이념·정파·국경 없어...정치적 이해득실 따라 접근해선 안돼"
반 전 총장은 "정치권은 미세먼지 문제를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접근해서는 절대 안될 것"이라며 "미세먼지는 이념과 정파도 가리지 않고 국경도 없다. 미세먼지 문제가 정치 문제화되는 순간 이번 범국가기구를 통한 해결은 실패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산업계와 이익단체는 국민의 생명과 이익을 보호한다는 자세 아래 조금씩 협력해야 한다"며 "우리 모두 한발 씩 물러서야 숨을 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서도 산업과 에너지 사용 등 일상생활에 있어 미세먼지 저감에 함께 해달라"며 "미세먼지 해결에 기대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걸 이해하고 인내와 아량으로 범국가적 기구 노력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근본적 해결책과 더불어 어린이나 노약자 등을 위한 효과적 단기 대책 마련에도 노력하겠다고 했다.
반 전 총장은 "저는 2007년 국민여러분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유엔 사무총장직에 오르는 영예를 누렸다"며 "이제 제가 미약하지만 국민 성원에 보답할 차례"라고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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