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민경 김민수 김형락 기자 = 지난해 영구채 발행, 계열사 상장 등으로 부채상환에 나선 아시아나항공이 회계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한정'을 받았다. 재무구조 개선 성과를 잇따라 발표한 아시아나항공이라 시장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삼일회계법인은 22일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한정' 감사의견을 내면서 계속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운용리스항공기의 정비의무와 관련한 충당부채 ▲마일리지이연수익의 인식 및 측정 ▲손상징후가 발생한 유·무형자산의 회수가능액 및 당기 중 취득한 관계기업 주식의 공정가치 평가 ▲에어부산의 연결대상 포함여부 및 연결재무정보와 관련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 증거(자료)가 없었다고 부연했다.
계속기업불확실성이란 회사가 1년 동안 버텨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재무제표에 기재된 숫자들은 기업들이 계속 영업을 지속한다는 것을 전제한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채권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해온 부분이 많은데 부채 비율이 높아지면서 회계법인이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또다른 회계업계 관계자 역시 "마일리지 이연수익과 비용 등을 재무제표에 제대로 반영했는지 회계법인과 이견이 있었던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은 영구채나 ABS 등 자금 조달이 시급한데 이를 위해서는 손익계산서를 조금이라도 더 좋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외감법 강화 등으로 회계법인이 보수적인 회계처리를 요구하면서 한정 의견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부터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경영정상화와 자구계획을 실행해 왔다. 그 일환으로 씨제이대한통운 지분 1566억원 어치를 처분했다. 4180억원 규모의 토지와 건물도 매각했다.
금융사채도 발행했다. 지난해 4월 1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으며 최근 1500억원 규모의 30년 만기 영구채 발행을 결정했다. 이밖에 아시아나IDT와 에어부산 등 계열사를 잇따라 상장시키면서 자금 확보 통로를 마련, 차입금 규모를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떨어뜨리는데 성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종업계 대비 여전히 차입금 비율은 높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말 유동부채 규모는 3조2794억원으로 유동자산(1조4268억원)을 1조8525억원 상회한다. 부채비율은 625.0%로 대한항공 82.20%보다 7.5배 가량 높다.
여기에 올해부터 국제회계기준(K-IFRS)이 도입되면서 항공기 리스에 대한 회계처리 방법이 변경, 부채비율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아시아나항공은 보유 항공기의 60% 가량을 운용리스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어 추후 지급해야 하는 미래 리스료가 3조원 수준에 달한다. 기존에는 달달이 사용료만 지불했던 것을 자산화 부채로 회계처리, 자본과 부채를 비교하는 부채비율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것.
한 회계업계 관계자는 "과거 부채를 끌어들여 비행기 기체를 무리하게 도입한 것과 그룹 전반의 유동성 위기 등이 겹치면서 부채비율이 타사 대비 높은 상태였다"며 "여기에 올해부터 항공기 운용리스에 대한 회계처리 방법이 변경되면서 이미 부채비율이 높은 아시아나항공이 영향을 크게 받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회계업계 관계자 역시 "최근 위험성이 높은 매출채권 담보 ABS(자산담보부채권)도 잇따라 발행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주력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부채 비율이 시장에서 통상적으로 허용하는 수준을 넘어서면서 자구책 확보에도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시아나항공 2018년 잠정실적(연결기준) [자료=아시아나항공,금융감독원] |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감사 결과에 대해서 "회사의 영업 능력이나 현금 흐름과 무관한 회계적 처리상의 차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회계 감사법인의 의견을 받아들여 당기(2018년)에 충당금을 추가 설정할 경우 2019년 이후에는 회계적 부담과 재무적 변동성이 경감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른 시일 내 재감사를 신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cherishming1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