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최근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발생한 괴한 침입사건과 관련, 북한이 핵심 암호프로그램이 담긴 ‘변신용 컴퓨터’를 도난 당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태 전 공사는 24일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 ‘태영호의 남북행동포럼’을 통해 “북한대사관에서 사람의 목숨보다 귀중하게 여기는 것이 평양과 대사관이 주고 받는 전보문의 암호를 해독하는 변신용 컴퓨터”라며 이같이 밝혔다.
바이너리 코드 앞에서 컴퓨터를 쓰는 사람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앞서 지난달 22일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이 괴한의 습격을 받아 직원들이 감금되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스페인 경찰은 대사관의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이 강탈 당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이번 사건의 배후로 2017년 암살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을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자유조선’(구 천리마민방위)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의 특수암호기술은 그 어느 서방정보기관도 풀 수 없다는 항일빨치산식”이라며 “이는 수학식으로 되어있는 서방식 암호작성법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라고 말했다.
태 전 공사에 따르면 항일빨치산식은 중국 공산당이 항일 투쟁 때 발명한 것으로 소설책을 통해 이뤄진다. 구체적으로 암호전문 마다 서로 다른 소설의 페이지와 단락에 기초해 해독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한 남성이 스페인 마드리드 소재 북한 대사관을 지나가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태 전 공사는 “그 암호프로그램이 담겨져 있는 컴퓨터가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넘어갔다면 북한으로서도 큰 일”이라며 “아마 원천 파일부터 다 교체하고 이미 나간 북한 소설들을 다 없애버려야 하며, 한동안 평양과 모든 북한 공관 사이에 암호통신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태 전 공사는 아울러 “북한 외교관이라면 대사관에 괴한이 침입해 변신용 컴퓨터를 강탈하려하는 것을 목숨을 바쳐서라도 저지시켰어야 한다”며 “그것을 빼앗겼다면 (관련 외교관은)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태 전 공사는 “이번에 북한이 미국과의 새로운 협상전략을 정립하면서 중국과 러시아, 뉴욕주재 대사들을 평양으로 불러들였다”며 “그 이유도 전보문을 통해 비밀사항을 현지 대사관에 내보낼 수 없는 상황과 관련됐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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