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학준 노해철 기자 = 성접대 의혹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수 승리의 전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가 건물 무단 증축으로 철거명령을 받았음에도 이행강제금을 납부하며 9년째 시정 조치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3일 마포구청 등에 따르면 YG가 처음 구청으로부터 철거명령을 받은 것은 지난 2010년 2월. YG는 서울 합정동 사옥 1층에 약 10평 규모의 사무실을 무단 증축한 사실이 적발됐다. 당시 사옥이 신축된 지 불과 6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이후 구청은 매년 1회 철거명령을 내리고 있지만 YG는 9년 동안 명령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1층에 무단 증축된 사무실은 현재도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YG 엔터테인먼트 사옥 1층 강변로변에 무단 증축된 사무실이다. 현재 YG 관계자가 드나들며 사용하고 있다. 2019. 03. 27. hakjun@newspim.com |
지난 2012년과 2015년에는 각각 사옥 6층에 13평과 사옥 7층에 9평 사무실을 추가로 무단 증축해 구청에 적발됐다. 구청은 추가 적발된 무단 증축물에 대해서도 매년 철거 명령을 내리고 있지만 시정 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YG가 무단 증축하고 철거하지 않은 사무실 바닥면적은 총 139㎡, 약 42평 크기다.
마포구청은 YG가 철거명령에 따르도록 하기 위해 매년 1회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있다. 건축법상 시정명령에 따르지 않을 경우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그러나 YG는 최대 2000만원의 이행강제금을 매년 납부하면서까지 무단 증축물을 철거하지 않고 있다. 구청 관계자는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이 매년 1회 부과된다"며 "YG는 매년 1000만원에서 2000만원 사이의 이행강제금을 납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YG엔터테인먼트 사옥. 2019.03.21 mironj19@newspim.com |
사실상 강제 철거에도 어려움이 있어 마포구청은 이행강제금만 부과할 뿐 별다른 조치는 취하지 못하고 있다. 철거명령을 이행하지 않아도 이행강제금 이상의 제재는 어렵다는 게 구청 입장이다. 구청 관계자는 "절차를 통해 무단 증축물을 강제 철거할 수는 있다"면서도 "붕괴 위험 등 공익상 현저한 위해가 있지 않으면 강제 철거하지 않는 방향으로 법을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제 철거를 위한 인력과 장비도 구청에서 운영하고 있지 않다. 현재로서는 사실상 시정될 때까지 매년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건축주인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를 고발하는 방법도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동일한 위반 사항에 대해 또다시 소송할 수 없다는 일사부재리 원칙 때문이다. 이미 양 대표는 지난 2015년 8월 건축법 위반 혐의로 한 차례 고발돼 벌금형 약식 기소됐다.
YG의 무책임한 태도에 논란이 일지만 YG 측은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YG 측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