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지난 2월 생산과 소비, 투자 지표가 동반 하락하면서 경기침체의 시그널이 더욱 뚜렷해졌다. 특히 설비투자는 10% 이상 급감하면서 2013년 1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기업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정부가 기업 투자를 촉진할 수 있는 지원책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반도체 호황이 끝나면서 설비투자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점도 부정적인 요인이다. 정부의 공공부문 투자 확대로 민간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더욱 커지고 있다.
◆ 반도체 호황 끝나자 제조업 부진…설비투자 냉각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전산업 생산은 전월대비 1.9% 감소했다. 지난 1월 0.9% 증가하면 반등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업종별로 보면 통신·방송장비가 31.8% 급증하며 선전했지만 자동차(-3.2%)와 기타운송장비(-0.8%)에서 부진하면서 광공업 생산이 2.6% 감소했다. 서비스업도 도소매(-2.2%) 부진으로 1.1% 감소했고, 내수경기를 보여주는 소매판매도 0.5% 감소하면 한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2월 산업활동동향 [자료=통계청] |
가장 큰 문제는 설비투자다. 2월 설비투자는 전월대비 10.4% 감소했다.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가 11.5%나 급감했고, 선박 등 운송장비도 7.1%도 줄었다.
전년동월과 비교하면 낙폭이 더욱 커진다.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 투자는 전년동월대비 29.1% 급감했고 선박 등 운송장비도 20.3%나 감소했다.
이는 반도체 호황이 마감되면서 관련 투자가 빠르게 줄어든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반도체 제조용기계 수입액은 지난해 2월 일평균 9960만달러에서 올해 2월에는 3520만달러로 줄었다. 3분 1 가까운 수준으로 급감한 셈이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설 연휴로 생산·소비·투자 3개 지표가 좋았던 1월 기저효과가 2월에 반영됐다"며 "설비투자 감소폭은 63개월 만에 최대치로 반도체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 대외 불확실성 가중…민간기업 투자지원 강화해야
이 같은 투자심리 위축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투자심리 회복을 위해 보다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대비 0.4p 하락하면 11개월째 하락세를 보였다. 향후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대비 0.3p 하락하며 9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집행을 통해 경제활력 제고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체감효과는 미흡한 상황이다. 다만 올해 정부가 적극 확대하고 나선 '예타 면제사업'과 대규모 민자사업 확대가 구체화될 경우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2월 산업활동동향 [자료=통계청] |
전문가들의 투자심리 회복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 민성환 선임연구위원은 "생산 등 실물지표가 좋지 않은 것은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주요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최근 BSI 지표를 보면 바닥을 다지는 모습"이라면서 "투자불안 심리를 회복할 수 있는 재정확대와 함께 반도체 클러스터 등 지속적인 투자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연초 발표한 분야별 대책을 차질없이 적극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수출과 투자 부진의 조속한 회복을 위해 올해 경제정책방향과 수출활력 제고대책, 제2 벤처붐 확산전략 등 주요 대책을 속도감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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