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데 이어 동생인 조남호 회장도 29일 한진중공업 경영권을 상실했다. 한진가 2세인 조씨 형제들의 경영권이 서서히 저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남호 회장은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의 차남이다.
한진중공업은 29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STX조선의 전 대표이사인 이병모 인하대 조선해양공학과 산학교수를 새 대표이사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 [사진=뉴스핌DB] |
한진중공업홀딩스를 통해 한진중공업을 실질적으로 경영했던 조남호 회장은 한진중공업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돼 퇴진했다. 앞서 한진중공업 이사회는 조 회장을 사내이사 후보로 재추천하지 않았다.
2013년 한진중공업 대표이사직을 사임한 조 회장은 그간 사내이사로서 경영에 참여해왔으나, 이번 사내이사 임기 종료로 경영권을 완전히 상실하게 됐다. 조 회장이 보유한 지분도 전액 감자돼 한진중공업은 조 회장의 손을 완전히 떠났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필리핀 수빅조선소가 결국 조 회장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 1월 수빅조선소가 현지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모회사인 한진중공업이 수빅조선소에 제공한 채무보증이 현실화됐고, 보증채무가 손실로 반영되면서 한진중공업은 자본잠식 사태에 빠졌다.
채권단 출자전환이 확정되면 한진중공업 주식은 국내 채권단이 60%를 보유하고 필리핀 은행들이 20%가량을 보유하게 된다. 최대주주 지위도 한국산업은행으로 변경된다.
한진그룹은 창업주인 조중훈 전 회장이 2002년 사망한 이후 장남인 조양호 한진그룹 2대 회장이 대한항공과 한진고속, 한진 등 주력 계열사를 물려 받았다.
이어 차남인 조남호 회장은 한진중공업을, 3남인 고 조수호 회장은 한진해운을, 4남인 조정호 회장은 메리츠화재(옛 동양화재)를 물려받았다. 그 과정에서 형제들간 이른바 '형제의 난'이 벌어져 감정의 골이 깊어지기도 했다.
셋째 조수호 회장은 2006년 지병으로 사망, 미망인인 최은영 회장이 한진해운 경영을 이끌었지만 지난 2017년 결국 파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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