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한에 부과한 제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분석이 전 미 중앙정보국(CIA) 고위 관료로부터 나왔다.
데이비드 코언 전 미 CIA 부국장은 지난 3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제재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코언 전 부국장은 우선 제재가 명확히 연결되고 달성 가능한 정책 목표를 두고 부과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책 목적이 불분명하고 달성 가능하지 않다면 제재가 견인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코언 전 부국장은 제재가 외교와 경제 원조, 군사적 신호를 포함해 미국의 힘을 보여주는 다른 수단과 함께 사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재만으로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게 코언 전 부국장의 설명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또 코언 전 부국장은 제재가 정책 목표를 공유하는 국제 파트너들과 상호 보완적 행동이 더해질 때 가장 잘 작동한다고 지적했다. 주요 경제국 중 미국이 시행한 제재를 피하려는 나라가 있다면 그들은 그것을 위한 방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코언 전 부국장은 트럼프 정부가 이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하는 데 실패했다고 판단했다. 우선 트럼프 정부가 부과한 대북 제재에 명확한 정책 목표가 없다고 지적했다. 코언 전 부국장은 기고문에서 “우리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입증된 비핵화’(FFVD)를 원하는 것인지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개인적 관계로 무효화된 위협으로 우리가 잘 잘 수 있는가”를 반문했다.
게다가 코언 전 부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군사 훈련을 반대하고 자신이 김 위원장과 협상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강조함으로써 자신의 외교관들을 약화시켜 정책을 달성하려는 정부 전체의 노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제재에 대한 국제적 지지도 부족하다는 게 코언 전 부국장의 판단이다. 코언 전 부국장은 2017년 형성됐던 다국적 압력이 ‘더 이상 북한의 핵 위협은 없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해 6월 선언 이후 약해졌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미 재무부의 대북 제재 철회 트윗을 날리면서 이것이 더욱 약화됐다고 꼬집었다.
코언 전 부국장은 이처럼 미국의 정책이 트윗 하나로 바뀌는 상황이 국가 안보 프로세스의 혼돈을 잘 보여준다면서도 전반적인 제재에 대한 접근법의 더 광범위한 문제를 발가벗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