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앞으로는 장애등급과 상관없이 모든 시각장애인이 점자 신분증(여권, 주민등록증, 복지카드)을 발급받을 수 있게 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 제고' 방안을 마련해 외교부,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전파연구원에 제도개선을 권고했다고 1일 밝혔다.
국민원익위의 이번 제도개선 권고는 오는 7월 시행되는 장애인등급제 폐지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이뤄진 조치로 보인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를 통한 설문조사 결과(2018년 11월) [자료=국민권익위원회] |
지금까지 점자 신분증은 1~3급 중증 시각장애인으로 한정해 발급됐다. 지난 2017년 기준 전체 등록시각장애인 25만2632명 중 약 80.3%에 해당하는 4~6급 시각장애인 20만210명은 점자 신분증 발급서비스를 받을 수 없었다.
발급이 가능한 경우에도 발급신청서 양식에 점자 신분증 선택락이 없어 시각장애인 뿐만 아니라 실제 발급업무를 담당하는 지방자치단체 담당자조차 제도를 알지 못해 이용률이 낮아지는 문제가 있었다.
실제로 국민권익위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를 통해 지난해 11월 시각장애인 4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신분증 발급시 점자 서비스 안내를 받았는지에 대해 여권 54.7%, 주민등록증 65.0%, 복지카드 59.1%가 '받지 않았다'라고 응답했다.
또한, 시각장애인이 인쇄물 정보를 음성으로 변환해 듣는데 활용할 수 있는 바코드 표준에 관한 내용이 관련 규정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문자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서비스 확산에 제약이 있었다.
이에 따라 국민권익위는 점자 신분증 발급대상을 장애급수와 관계없이 시각장애인이면 누구나 발급받을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권고하고, 신분증 발급 신청서에 점자 신분증 신청란을 만들어 발급 신청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시각장애인이 보다 편리하게 인쇄물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문자음성변환을 위한 다양한 표준 바코드를 관련 규정에 반영하도록 했다.
안준호 국민권익위 권익개선정책국장은 "이번 제도개선으로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민권익위는 앞으로도 국민의 생활 속 불편사항을 면밀히 분석해 지속적으로 제도개선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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