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권민지 수습기자 = 2분기 제조업 체감경기가 반등에 성공했음에도 부정적 전망이 긍정적 전망보다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화장품, 제약, 의료정밀 등 '경박단소'와 자동차·부품, 철강, 전기장비, 정유·석화, 기계 등 '중후장대'의 명암이 엇갈렸다.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는 최근 전국 22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분기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를 조사한 결과, 1분기보다 20포인트 상승한 '87'로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대한상의의 기업전망지수는 100이 기준치로 100 이상이면 '이번 분기의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이하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는 "신규 수주가 본격화되고 최근 미·중 무역협상 진전 기대감에 따라 내수와 수출 부문의 체감경기가 모두 개선되는 등 반등폭이 커졌다"고 평가하며 "부채주도 성장의 한계가 드러난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 베네수엘라·터키를 비롯한 신흥국 불안, 저유가로 인한 오일머니 고갈 등 통제가 어려운 대외리스크는 여전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한류상품에 대한 수요 증가로 화장품(135), 제약(118), 의료정밀(102) 등의 전망이 긍정적으로 예상된 반면 주력 제조업인 자동차·부품(78), 철강(82), 전기장비(82), 정유·석화(83), 기계(87) 부문은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다만, 최근 들어 증가한 신규 수주량과 선박 인도량이 반영돼 조선·부품(107)은 긍정적 전망을 내비쳤다.
지역별로는 주력제조업 소재지의 체감 경기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자동차·철강이 밀집한 전북(59)과 대구(65)의 부진이 눈에 띄었고 최근 관광과 식료품 수출에서 호조세를 보이는 강원(112)의 전망이 가장 밝았다.
지역별 경기전망지수는 강원(112), 광주(107), 대전(103), 부산(101), 전남(100), 충북(95), 서울(94), 제주(94), 충남(93), 울산(88), 경기(87), 인천(86), 경남(81), 경북(80), 대구(65), 전북(59) 순이었다.
국내 제조기업 10곳 중 8곳(80.8%)은 "현재의 투자 여건이 어렵다"고 응답했다. "양호하다"는 응답은 19.2%에 그쳤다.
2분기 투자 계획에 대한 질문에도 응답기업의 82.3%는 '보수적'이라고 답했으며 그 이유로는 경기 불확실성 증대(69%), 고용노동환경의 변화(27.7%), 기존시장 경쟁과다 (26.6), 자금조달 어려움(25.4%) 등을 꼽았다.
올해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는 '정부 전망치(2.6~2.7%)를 하회할 것'이라는 응답이 45.5%로 '전망치 수준은 달성할 것'이라는 응답(44.8%)를 소폭 앞질렀다. 전망치를 상회하거나 (6.7%), 3% 성장이 가능하다는 전망(3.0%)은 소수에 그쳤다.
조성훈 연세대 교수(대한상의 자문위원)는 “현재 우리의 경제상황은 선진국 진입단계에서 인구구조 변화와 맞물려 구조적인 저성장 단계에 진입했다고 보여진다”며 “과거 개발단계의 규제 시스템과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선진국으로의 새로운 도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태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경제·산업 전반의 성장 역량 악화와 대내외 불확실성 고조로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기 힘든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경기 회복 모멘텀 마련을 위해 재정의 역할을 늘려 경제·산업의 단기 역동성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규제플랫폼 개선이나 전통제조업의 경쟁력 강화 등 근본적인 구조개혁 노력을 병행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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