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서울시가 ‘근현대 100년의 기억’을 간직한 돈의문박물관마을을 공개했다. 2015년 첫 조성 이후 ‘기억 보관서’ 콘센트로 새단장을 마친 이곳에는 마을전시관 16개동, 체험교육관 9개동, 마을창작소 9개동 등 총 40여 개의 건물들이 당시 모습을 간직한 채 자리잡았다는 설명이다.
당초 돈의문박물관마을은 2003년 돈의문 1구역 도시환경 정비사업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기존 건물 철거 후 근린공원으로 조성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서대문 안쪽 첫 번째 동네라는 역사적 가치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2015년 마을 원형을 유지하는 쪽으로 계획이 변경됐다.
3일 방문한 이곳에서는 독립운동가의 집, 돈의문구락부, 서대문사진관, 사거리이용원 등 근현대 100년을 아우르는 다양한 테마별 전시관을 관람할 수 있었다.
돈의문박물관마을 중앙광장 모습. 서울시는 이 공간을 근현대 100년 기억을 간직한 역사적 관광지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사진=정광연 기자] |
독립운동가의 집은 3.1운동과 4.11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당시 독립 운동가들, 특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소개하고 방과 응접실 등을 재현했다. 서대문사진관, 새문안극장 등 주로 1960~1980년대 생활상을 집중 구성한 점도 눈에 띈다.
서대문역 인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한지공예 등 다양한 체험교육이 가능하다는 점과 무료로 개방한다는 점에서 가족 단위 시민들의 체험 공간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현장 브리핑을 진행한 서영관 서울시 문화정책과장은 “돈의문박물관마을은 살아있는 역사, 문화공간으로 부모와 자녀가 소통하는 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시민들과 함께하는 전시와 공연 등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리고 밝혔다.
돈의문박물관마을 '독립운동가의 집' 내부전경. 이곳에는 잘 알려지지 않는 여성 독립운동가을 기념하는 공간이 마련돼있다. [사진=정광연 기자] |
돈의문박물관마을 조성에는 350억원 이상이 투입됐다. 연간 운영비도 25억원에 달한다. 서울 시내에서 옛 정취를 간직한 체험공간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은 반갑지만 과연 이곳이 근현대 100년을 대표하는 박물관 마을로서의 상징성이 있는가라는 점에는 현장에서도 많은 의문이 제기됐다.
실제로 돈의문박문관마을에는 역사적 가치가 담긴 건물은 없다. 오래된 건물과 골목이 비교적 온전하게 보전됐다는 설명이 전부다. 전시 콘센트로 근현대 100년을 조명할 뿐 일반적인 박물관 또는 역사문화 조성지에서 볼 수 있는 건물이나 상징물은 없다는 지적이다.
마을 구성 역시 역사적 공간보다는 인공적인 관광지 느낌이 강하다. 시민들이 가족과 함께 하는 공간으로는 손색없지만 ‘박물관마을’로 불리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평이다.
80년대 느낌으로 재현한 서대문사진관 모습. 옛 서울 모습은 남아있지만 돈의문박물관마을에 역사적 가치를 지닌 건물들은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사진=정광연 기자] |
이에 대해 서 과장은 “뉴타운 지정으로 철거될 뻔한 이 지역에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건물이 많다는 의견이 많이 그 모습을 그대로 유지한 채 박물관마을을 조성한 것”이라며 “대표적인 건물은 없지만 마을 구성을 근현대 100년에 맞춰 직접 시민들이 옛 정취와 추억을 체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오는 6일에서 7일 양일간 시민과 함께하는 새단장 행사를 진행하는 등 돈의문박물관마을 홍보에 나선다. 서울거리공연단의 음악 공연과 고무줄놀이, 사방치기 등 추억의 골목놀이가 마을마당에서 진행된다. 마을 내 전시공간을 둘러보고 지정된 장소에서 도장을 찍어오는 ‘스탬프 투어’도 준비중이다.
돈의문박물관마을은 매주 화요일에서 일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무료로 운영된다. 서울시는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늘려 박물관마을로서의 정체성을 살린다는 방침이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