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엽 김규희 기자 = 지난 4일 강원 고성과 속초에서 발생한 산불의 불똥이 엉뚱하게 자유한국당에 옮겨 붙었다. 국가 재난 상황에서 여론과 배치되는 몇몇 발언들이 부각되면서 한국당이 된서리를 맞았다.
논란은 화재 당일 저녁부터 시작됐다. 대형 화재가 발생한 상황에서 재난안전책임자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한국당 의원들이 전날 늦게까지 국회에 붙잡아 둔 것이 문제가 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홍영표 운영위원장이 재난책임자인 정 안보실장을 보내줘야 한다고 했지만 한국당이 “외교 참사는 더 크다(정양석 의원)”며 반대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19.04.05 yooksa@newspim.com |
논란이 일자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산불의 심각성이라든지, 안보실장이 먼저 이석해야 되겠다고 양해를 구한 바는 전혀 없다"며 불만을 표시했지만 국회의원들이 정쟁을 위해 국가 재난대비 책임자인 정 안보실장의 발목을 잡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다음 날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날이 새자 황급히 화재 현장을 찾은 것을 두고도 여론의 시선이 곱지 못하다. 정치인이 사고 현장을 방문하면 현장 지휘관들이 정치인에게 보고하느라 정작 화재 진압에 집중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치권에서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화재 현장을 방문했고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화재 진압에 방해가 된다며 현장 방문 일정을 잡지 않았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도 이날 여야 간사회동을 갖고 정부가 화재 수습에 총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현장방문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날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산불 관련 추경에 반대 의사를 피력한 것을 두고도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 굳이 필요한 발언이었느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해찬 대표가 “강원도 산불 피해 상황을 추경에 반영하고 내년도 예산 편성에도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 것을 두고 나경원 원내대표는 "정치적인 목적이 있지 않나"라며 "예비비에 재난 관련에 대해 1조2000억원 정도 편성되어 있다"고 말했다.
전날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의 발언도 논란이 됐다. 민 대변인은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산불을 두고 자신의 SNS에 “왜 이리 불이 많이 나나?”라고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민 대변인은 “오늘만 인제, 포항, 아산, 파주 네 곳에서 산불. 이틀 전에는 해운대에 큰 산불. 왜 이리 불이 많이 나나?”라고 글을 올렸다.
이후 국회의원이 ‘유체이탈 화법’으로 불구경 하듯 글을 썼다는 비난이 이어지자 해당 글을 삭제했다.
[고성=뉴스핌] 이형석 기자 = 지난 4일 오후 강원도 고성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속초 시내까지 번지고 있다. 5일 새벽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인근에서 불재난특수진화대가 불길을 잡고 있다. 2019.04.05. leehs@newspim.com |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