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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서울] 김구 선생 잠든 효창공원, ‘100년 독립공원’ 된다

기사등록 : 2019-04-1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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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효창독립 100년공원 구상안’ 공개
독립운동가 기념하는 시민추모공간 조성
박원순 시장 “서울시 대표 독립운동 공원 만들것”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김구, 윤봉길, 이봉창, 백정기, 이동녕, 조성환, 차리석, 그리고 안중근(가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던진 열사들이 잠들어있는 효창공원이 ‘독립운동 기념공원’으로 다시 태어난다. 서울시는 오는 2024년까지 독일의 홀로코스트 추모공원 같은 시민 개방 추모 공간으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3.1운동 100년,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년을 맞아 추진하는 독립정신 프로젝트다.

10일, 효창공원에 마련된 독립운동가들의 묘역을 찾았다.

효창공원은 조선 정조의 장남인 문효세자 묘역으로 ‘효창원’이라 불렸던 곳이다. 일제가 골프장과 유원지 등을 조성하며 훼손된 것을 김구 선생이 1940년 독립운동가 묘역을 조성하며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이봉창, 윤봉길, 백정기 의사를 모신 '삼의사' 묘역. 가장 왼쪽은 아직 시신을 수습하지 못한 안중근 의사의 '가묘'. [사진=정광연 기자]

이봉창과 윤봉길, 백정기 등 이른바 ‘삼의사’로 불리는 3명의 독립운동가는 같은 자리에 잠들어 있었다. 그리고 이들 옆에서는 안중근 의사 묘지가, 시신이 없는 가묘(가묘) 상태로 자리잡았다.

서해성 3.1운동 100주년 서울시 기념사업 총감독은 “아직도 안중근 의사의 시신을 수습하지 못한 건 매우 가슴 아픈 일”이라며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안 의사를 모시기 위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금도 민족지도자로 존경받는 김구 선생의 묘역은 공원 가장 안쪽에서 만날 수 있었다. 효창공원은 1960년 효창운동장, 1969년 반공투사기념탑, 1972년 대한노인회관 등의 난립하며 독립묘역으로서의 의미가 많이 퇴색한 상태. 연간 220만명이 찾는 현충원과 달리 근린공원 수준인 33만명만 찾는다. 이곳에 잠든 독립운동가 7인이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효창공원에 마련된 백범 김구 선생의 묘역. 서울시는 각종 시설이 난립한 효창공원을 오는 2024년까지 서울시 대표 독립운동 추모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정광연 기자]

이에 서울시는 효창공원을 독립기념공간을 재조성하기 위한 ‘100년 공원 구상안’을 이날 공개했다.

우선 효창운동장은 공원과 연결되는 공간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한다. 국제표준규격 운동장과 시민공원 기능을 모두 수행하기 위함이다.

독립운동가 묘역은 참배객 위주가 아닌 방문객과 시민들이 쉽게 방문할 수 있는 일상 속 추모공간으로 조성한다. 또한 공원 주변에 손기정 체육공원, 식민지역사박물관, 이봉창의사 기념관, 경의선숲길, 숙명여자대학교 등 주요 거점을 연결해 지역사회와 공존하는 공간으로 꾸민다.

이번 효창공원 구상안은 확정 계획은 아니다. 국가보훈처, 문화재청, 용산구 및 지역주민과 독립운동 관련 단체, 축구협회 등이 참여하는 공론화 절차가 남아있다. 서울시는 충분한 협의를 거쳐 오는 2021년 착공에 들어가 2024년 준공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인턴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과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효창공원 독립운동 기념공간 조성사업 발표회에서 귓속말을 하고 있다. 2019.04.10 dlsgur9757@newspim.com

효창공원 구상안을 직접 설명한 박원순 시장은 “이곳에 잠들어있는 독립운동가들은 독립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비롯한 모든 것을 바쳤던 분들”이라며 “이를 생각하면 우리가 지난 100년 동안 무엇을 했는지 반성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가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다. 그 정신을 담아 효창공원을 향후 100년을 내다보는 서울시의 대표적인 독립운동 기념공원으로 조성하겠다. 지금처럼 외면받는 공간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독립정신을 기리며 뛰노는 새로운 명소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peterbreak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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