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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부채 위기 ‘일촉즉발’ 정부 돈줄로 못 막는다

기사등록 : 2019-04-11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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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터키가 은행권에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한다. 에너지와 건설업을 중심으로 기업 디폴트가 가파르게 상승하자 급한 불을 끄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하지만 지난 10여년간 누적된 대규모 레버리지로 인한 후폭풍을 진화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터키 리라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10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터키 재무부는 은행권에 50억달러의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국영 은행을 중심으로 자금줄을 제공, 급속하게 상승하는 기업 디폴트를 진정시키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표정이다. 월가 투자은행(IB) 업계가 집계한 터키 기업의 외하 표시 부채 규모는 20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터키 리라화가 달러화에 대해 30% 폭락한 데 이어 올해 추가 하락, 기업들의 채권 원리금 상환 부담과 함께 디폴트 리스크가 날로 상승하는 실정이다.

터키는 지난 10여년간 천문학적인 부채에 기대 경제 성장을 도모했지만 실직적인 결실을 거두지 못한 채 빚의 늪에 점차 깊이 빠져드는 모습이다.

극심한 경기 불황과 인플레이션 속에 실물경기는 더욱 악화되고 있고, 대규모 유동성을 앞세운 정부의 대응으로 단기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뿐 궁극적인 해법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기업 디폴트 상승은 금융권의 구조적 위기로 이어질 수 있어 말 그대로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은행권이 대규모 부채에 허덕이는 기업을 지원하는 데 실탄을 소진, 우량 기업으로 자금 공급이 제한되면서 터키의 경기 회복을 더욱 지연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블루베이 애셋 매니지먼트의 팀 애쉬 애널리스트는 WSJ과 인터뷰에서 “과도한 부채 문제와 기업 디폴트 리스크를 정부가 인식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하지만 경제 성장 회복을 이뤄내지 못한 채 부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터키가 국제통화기금(IMF)에 자금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지만 앞서 레지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해외 원조를 배제한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미국은 터키가 러시아로부터 첨단 미사일 시스템을 예정대로 구매할 경우 추가 제재를 강행할 것이라고 경고한 상황.

이는 터키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더욱 부추기는 요인이다. 이 밖에 지난달 31일 치러진 지방 선거 결과를 둘러싼 잡음도 투자 심리를 냉각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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