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수습기자 =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한과의 핵협상 재개를 위한 분명한 로드맵을 제시하지 못한 가운데 북한과의 대화 교착을 풀기 위한 옵션이 점점 줄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이후 6주가 지난 가운데 제1, 2차 북미정상회담에 모두 배석했던 폼페이오 장관은 3차 회담 개최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익명의 한 아시아 정책 전문가는 미국 정부가 실무진 대화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으나 자신은 정부 관리들로부터 들은 바가 없다고 전했다.
전문가는 트럼프 정부의 대북 협상팀에게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고 보고 있다. 그는 "현실적으로 우리가 이번 여름까지 진지한 협상을 하지 못하면 대화는 붕괴되고 2020년 대선 시즌을 맞이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임 여부가 달린 대선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그는 또한 양국의 비핵화 협상에 관해 "우리가 지속가능한 견인력과 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3, 4달이 남아있다. 협상팀이 그것을 얻을 수도 있지만 나는 그들이 해낼 것이라고 판단할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는 한미 정상회담의 가장 큰 의제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폼페이오 장관은 10일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북미 양측이 모두 동의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가 무엇인지 답하기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비핵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대북제재를 유지할지에 대해 "약간의 여지를 두고 싶다"며 "때때로 우리는 수정이 필요할 때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청문회에서 벤 카딘(민주·메릴랜드) 상원의원이 북한이 아직까지 핵 무기 장부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강조하자 폼페이오 장관은 여전히 많은 작업이 남았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를 하루 앞두고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방문을 통해 하노이 담판이 결렬된 북미간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러 나섰다.
미국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정부가 북한에 속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며 폼페이오 장관을 압박했다.
제프 멀클리(민주·오리건) 상원의원은 청문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핵 개발을 계속하며 즐거워 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핵 위협을 줄이는데 있어 어떠한 주목할만한 성과가 전혀 없이 현 정권이 끝날때까지 협상의 끈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의 경제제재가 불안정하다는 의견에 "당신은 평양 교외지역에 가봐야한다"며 그곳에 가보면 제재가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게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정부의 대북전략을 두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2017년 11월 이후로 핵 실험을 중단했다며 대북전략의 성공했다는 신호라며 이를 환영했다. 그러나 핵 전문가들로부터 북한이 비밀리에 무기고를 개량하고 확장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지난해 부분적으로 해체한 미사일 발사대를 재건하는 정황이 여러 발견됐다.
이러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서 그의 대북전략이 성공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 2020년 선거 캠페인 비디오에는 그가 김정은 위원장과 악수하는 장면이 포함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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