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미국 상원의 중진 외교위원들은 북한이 선(先) 비핵화를 이행한다면 북한이 원하는 김정은 체제의 보장을 미국이 충분히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코리 가드너 미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은 지난 9일 자유아시아(RFA) 방송에 "북한은 핵 프로그램을 유지함으로써 세계적인 압박이 지속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조성하고 있다"면서 "만약 북한이 평화와 번영을 원한다면,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우선 비핵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비핵화하고 국제법을 따른다면, 그들이 원하는 체제 보장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로이터=뉴스핌] 남혜경 인턴기자 = 미치 매코넬 미국 연방상원 공화당 대표가 지난달 26일 의회에서 진행된 공화당 정책 오찬 후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다. |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은 "트럼프 행정부를 포함한 여러 미 행정부의 주장에 비춰볼 때, 미국은 북한의 정권 교체를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의 군사력을 북한에 공격적인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혀왔다"고 말했다.
쿤스 의원은 "더불어 김정은이 비핵화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체제 보장에 관한 대화를 나눌 의사도 여전히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도 "미국과의 정상적 외교관계가 북한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안전보장"이라고 평가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북미 간 논의의 중간 과정에서 불가침에 대한 약속이나 연락사무소에 대한 논의가 적절하다"면서 "결국은 북한이 한미 그리고 일본과의 관계를 우선 정상화하는 것이 국제사회 융합을 위해 현 시점에 존재하는 유일한 지름길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로이터=뉴스핌] 남혜경 인턴기자 = 마르코 루비오 미국 상원의원(공화·플로리다주)(앞 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과 상원 외교위원회 의원들. |
반면 로버트 킹 전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체제 보장과 관련해 북미가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있지 않다면서 '탑다운' 방식의 외교가 세부 논의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킹 전 특사는 "체제 보장과 관련한 양측의 입장차는 여전히 크며, 이에 대한 조율을 위한 협상 또한 최근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트럼프와 김정은 모두 향후 몇 달간 지속적으로 만나 합의 가능성이 있는 부분들을 짚어나가기 위한 시간이나 여유가 없다는 것"이라면서 "그 와중에 양측 모두 실무협상팀에 결정 권한을 부여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이 사안에 대한 논의를 지연시킨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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