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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오늘 최고인민회의…김정은 '국가수반' 오를 듯

기사등록 : 2019-04-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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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대의원 불출마…헌법개정 가능성
'김정은 육성' 대남·대미 메시지 가능성 낮아
'하노이 협상팀' 교체 없을 듯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11일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1차 회의가 열리는 가운데, 김정은 2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있은 제14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아 북한의 권력구도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대의원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10일 김책공업종합대학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14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후보인 홍서헌 김책대학 총장에게 투표하고 있다.[사진=조선중앙tv 캡처]

◆ 북한의 최고인민회의란?

북한의 최고인민회의는 북한 주민이 선출하는 대의원으로 구성된다. 이 같은 외형적인 측면에 근거, 우리의 국회와 유사하다고 평가되기도 한다.

그러나 본질적인 성격은 확연히 틀리다. 우리 국회는 3권 분립에 따른 입법기관인 반면, 북한의 최고인민회의는 이른바 인민주권론을 따르고 있어 대의성과 3권 분립이 부인된다. 이 때문에 노동당이 결정한 것을 추인하는 역할만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대표적인 최고인민회의의 권한을 살펴보면 헌법과 법령을 제정 또는 수정·보충하는 것이다. 또한 대내외 정책의 기본원칙을 세우고 국무위원회 위원장과 위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위원, 내각 총리, 중앙재판소장 등을 선출한다.

더불어 국가 인민경제발전계획과 국가예산 심의·승인, 조약의 비준·폐기권을 가진다. 내각 총리 제의에 의한 내각 성원 임명 및 중앙검찰소 소장을 임명·해임하는 기능도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뉴스핌 DB]

◆ 헌법 개정 통해 김정은 ‘대외적 국가수반’ 반열에 오를 듯

지난 2016년 6월 29일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4차 회의에서는 사회주의 헌법을 개정하고 김정은을 국무위원장으로 추대했다. 또 기존의 국방위원회를 국무위원회로 확대·개편하기도 했다.

이번에 진행될 최고인민회의에서는 김 위원장이 재추대 형식으로 재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에 대외적 국가수반의 지위를 부여하는 헌법 개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현재 북한의 최고영도자는 김 위원장이지만 헌법상 대외적인 국가수반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 북한에 대사 신임장을 제출하거나 축전 등을 보내올 때 김영남 위원장 앞으로 보내오고 있다.

북한은 이번 최고인민회의를 계기로 헌법을 개정하고 김 위원장을 명실상부한 ‘국가수반’으로 명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를 통해 향후에 있을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간 종전선언 또는 평화협정에 김 위원장의 헌법적 지위를 명백히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헌법 개정을 하지 않는 데 김 위원장이 대의원 입후보를 안 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며 “법적 정비가 있기 때문에 그런 모양새를 취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 ‘김정은 육성’ 대남·대미 메시지 가능성 낮아

외교가 안팎에서는 한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최고인민회의가 개최된다는 점에 근거 김 위원장이 대남·대미 메시지를 발신할 가능성을 점친다.

‘노딜’로 끝난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미 간 교착국면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서다. 특히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언급한 ‘새로운 길’이 배일을 벗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북한은 최근 러시아와 중국과의 협력 관계 공고화에 힘을 쏟으며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도 김 위원장의 입에 주목하는 모양새다. 실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5일 CBS방송 ‘디스 모닝’에 출연해 “최고인민회의는 김 위원장이 주민들에게 연설하는 연례행사”라며 “우리는 그의 발언을 매우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를 계기로 대남·대미 메시지를 발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미정상회담과 이후에 있을 수 있는 남북정상회담 또는 대북특사 가동 등 아직은 좀 더 정세를 관망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홍민 북한연구실장은 “폼페이오가 김 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연설을 지켜보겠다고 했는데, 그간 최고인민회의에서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연설하는 경우는 김일성 시대 빼고는 거의 없었다”며 “다시 말해 최고인민회의는 연설하는 장소는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실장은 그러면서 “만약 하더라도 국무위원장 재임을 기념한 일종의 기념연설을 할 수는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첫 선례가 되는 셈인데, 이는 김 위원장의 과감한 선택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재천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는 실패로 끝난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김 위원장이 가타부타를 결정해서 메시지를 던지기는 사실상 어려운 국면”이라며 “예를 들어 새로운 길로 가겠다고 또는 유화국면에 힘을 싣겠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으로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건데 받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댄 스커비노 주니어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 트위터]

◆ "北, '하노이 협상팀' 교체 안할 듯"

이번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김정은 2기를 이끌 권력집단의 구성도 재정비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명 ‘핵심 간부’라고 할 수 있는 인물들 상당수는 유임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지난달 제14기 대의원 선거에서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박봉주 내각총리,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등 핵심 간부들은 대의원에 선출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올해로 80세인 박봉주 내각총리 등 고령의 경제관료 교체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그러나 미국과의 협상 국면을 생각할 때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홍민 북한연구실장은 “지금 대북제재 국면이고 북한으로서는 굉장히 어려운 시기”라며 “경제관료를 대대적으로 교체한다는 것은 기존 관료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기 때문에 명분이 서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홍 실장은 이어 “경제관료 교체 등 대대적인 인사개편을 할 때는 미국한테 간접적으로라도 안 좋은 신호를 보낼 수도 있다”며 “대미협상을 전담하고 있는 협상팀을 교체하거나 지도부에서 정치적으로 중요한 포스트(직위)를 바꾸면 북한 내부가 굉장히 혼란스럽다는 인상을 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즉 미국에 대해 북한이 약점을 보이는 꼴이 될 수 있다”며 “지난번 2차 북미정상회담 때도 대북제재를 너무 전면에 부각시키는 프레임을 설정하는 바람에 북측 입장에서는 완전히 실패한 협상이 됐다”고 덧붙였다.

실제 10일 북한 매체가 공개한 전날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확대회의 사진에는 대미협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김영철 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참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no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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