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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2지구, 서울시 재개발 제동에도 조합설립 '강행'

기사등록 : 2019-04-1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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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2지구, 조합설립 위해 동의서 징구 중..1·3·4지구도 동참
업계 "성수2지구 공장·상가 많아 쉽지 않을 것.."재산권 침해"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서울시가 서울 성동구 성수2지구 정비사업에 제동을 걸었지만 주민들은 사업 진행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서울 한강변에서 유일하게 50층 아파트 건설이 가능한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최근 재개발 사업 진행에서 난관에 부딪혔다. 서울시가 지난달 말 성수2지구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이 있어 이를 염두에 둔 정비계획을 다시 마련하라고 성동구에 통보했기 때문이다.

성수2지구에서는 조합설립 동의율 75%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한강 공공성 재편사업 개발예시 [자료=서울시]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성수2지구에서는 조합설립 동의서를 최소 224장 징구하려 하고 있으며 성수1·3·4지구도 힘을 보태고 있다.

현재 성수2지구의 조합설립 동의율은 54.78%, 토지면적 동의율은 28.14%다. 조합을 설립하려면 토지를 비롯한 소유자들의 75% 이상이 동의해야 하고 토지면적 절반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사업장 면적이 크고 토지 소유자가 많으면 동의서를 다 걷지 못한 상태에서 일몰제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성수2지구가 내년 3월까지 조합을 설립하지 못하면 일몰제에 따라 정비구역에서 해제될 수 있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한강변 50층 아파트 건설이 가능한 유일한 지역이다. 지난 2009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 당시 '한강 르네상스 계획'에 따라 정비구역을 지정받았다. 서울 일반주거지역 아파트 단지를 최고 35층까지만 지을 수 있도록 규정한 현행 '2030 서울플랜'이 나오기 전이다.

성수2지구는 성수1지구와 3지구 사이에 있다. 성수2지구 재개발 사업이 무산되면 일대 도로를 비롯한 기반시설 조성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성수1~4지구는 강변북로 지하화와 문화공원 조성을 비롯한 기반시설 설치에 드는 비용을 공동 부담해야 한다. 성수1·3·4지구가 성수2지구의 조합설립을 돕는 것도 그 때문이다.

성수2지구 관계자는 "지금의 서울시 기조를 보면 성수2지구가 정비구역에서 해제될 경우 성수전략정비구역의 50층 재개발이 아예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조합설립 동의율이 54.78%밖에 안 되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조합설립 동의서가 대략 44~66장 추가 취합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아직 158~180장 정도 추가 징구하는 게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성수1지구 조합원은 "성수 1·3·4지구 조합이 비용을 내서 다수의 OS 요원을 고용해서라도 성수2지구 동의율이 75%를 달성하도록 도와야 한다"며 "1·3·4지구 조합원들이 모금으로 비용을 마련한다면 동의서를 내지 않은 성수2지구 주민들에게도 자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조합원은 "모금으로 비용을 대는 게 민원 투척과 더불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성수 1~4지구는 한 몸통인 만큼 모금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서는 성수2지구가 조합설립 동의율 75%를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성수2지구는 공장과 상가가 많아서 재개발에 기본적으로 반대하는 성향이 강하다"며 "주거지역이면 주민들이 생계수단이 있는 상황에서 이사만 나갔다가 들어오면 되지만 상가나 공장은 이전하면 생계수단이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서울시가 성수동 재개발 사업에 제동을 건 것이 재산권 침해 성격이 강하다고 비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서울시가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못 하도록 막는 것은 집값 폭등을 막기 위한 것인데 이건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서울에서 재건축·재개발 외에 주택공급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재산권을 침해받는 것"이라며 "서울시가 무조건 재개발을 못 하게 막기보다 층수를 어느 정도 조정해 대안을 만들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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