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보잉 737 맥스8의 추락 사고로 인한 후폭풍이 납품 업체를 강타했다.
주요국 항공사의 맥스8 운항 중단과 판매 급감, 생산 감축이 부품을 공급하는 제조업계로 연쇄 충격을 일으키고 있다.
보잉 항공기 제조 현장 [출처=블룸버그] |
시스템 개선에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불확실성이 날로 고조, 관련 업체들이 곤혹스럽다는 표정이다.
11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보잉 공급 업체들이 매출 저하와 함께 주가 급락, 자금 조달 마비 등 346명의 생명을 앗아간 항공기 추락 사고에 따른 파장에 홍역을 치르고 있다.
사고 수습이 지연되는 한편 보잉의 실질적인 매출 타격이 가시화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통째로 흔들리는 모습이다.
지난주 보잉은 이달 중순부터 737 맥스 기종의 생산을 월 52대에서 42대로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앞서 생산 규모를 월 57대로 늘린다는 입장과 크게 상반되는 것이다.
상황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보잉이 최근 발표한 1분기 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737 맥스의 신규 수주가 전무했고, 분기 전체 수주 물량도 95건으로 전년 동기 180건에서 반토막으로 곤두박질 쳤다.
하지만 납품 업체들은 여전히 3월10일 인도네시아 항공의 여객기 추락 이전에 보잉과 체결한 계약대로 생산 라인을 가동하는 실정이다.
재고 물량이 급증하면서 발생하는 손실을 보잉이 보상할 것인지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 보잉 제품의 수주가 줄어들면서 생산이 추가로 위축될 경우 공급 업계의 타격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업체들은 매출 불확실성 이외에 주가 하락에 연일 시달리고 있다. 737 맥스 기체의 70% 가량을 생산하는 스피리트 에어로시스템스의 주가는 보잉의 생산 감축 발표 이후 5% 가량 떨어졌다.
기어박스를 포함한 부품을 공급하는 트라이엄프 그룹 역시 같은 기간 8%의 주가 하락을 기록했고, 엔진 제조업체인 사프란과 그 밖에 부품 업체 메기트와 멜로즈 등 주요 업체들의 주가가 동반 하락했다.
월가의 투자은행(IB) 업계는 보잉의 737 맥스 생산 재개가 적어도 6개월 이내에는 불가능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과 그 밖에 주요국 정치권이 보잉의 경영 정상화를 가로막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공급 업계의 충격이 예상보다 크고 길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CFRA 리서치의 짐 코리도어 애널리스트는 FT와 인터뷰에서 “주요 납품 업체들은 사태가 단시일 안에 일단락되기를 바라고 있지만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고 있다가 어느 순간 공급망이 총체적으로 무너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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