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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리포트] “한국의 통 큰 베트남 투자, 위험요소 많다”

기사등록 : 2019-04-12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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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한국 재벌과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베트남 투자로 몰리고 있으나, 곳곳에 위험 요소가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 재벌들이 문어발식으로 확장된 베트남 대기업에 투자하면서 지분 인수 가격을 깎을 생각을 하지 않고 있으며, 개인 투자자들은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호찌민시 호화주택과 베트남 주식펀드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파란색)과 미국(검은색)의 베트남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현황 비교 추이 [자료=블룸버그 통신]

지난해 호찌민시 호화 콘도를 구입한 외국인 중 한국인이 중국인 다음으로 많았고, 한국 투자자들이 다른 신흥시장을 제쳐놓고 베트남 주식펀드로 몰리고 있다.현재 삼성전자는 베트남에서 근로자를 가장 많이 고용하는 기업이고, 베트남이 2007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후 베트남 외국인직접투자의 3분의 1이 한국에서 이뤄졌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9월 베트남 2위 기업인 마산그룹의 지분 9.5%를 4억7000만달러(약 5344억원)에 인수한 SK그룹은 지난 3월 베트남 최대 기업 빈그룹에 10억달러(야 1조1370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빈그룹의 올해 주당순익 최저 전망치는 10만동(약 4.31달러)으로 SK그룹은 이의 43배 가치를 인정해 준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SK그룹이 빈그룹의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원했다면 자회사 빈홈스를 18.3배 가치에, 또는 소매판매 포트폴리오를 원했던 빈컴리테일을 26.2배에 인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 재벌과 투자자들이 베트남 증시를 한층 왜곡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빈그룹 패밀리 회사인 빈그룹과 빈홈스, 빈컴리테일이 베트남 증시 벤치마크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년 전 8%에서 25% 가까이 늘었는데, 이는 한국 코스피 지수에서 삼성그룹이 차지하는 비율보다도 훨씬 많은 것이다.

이에 따라 액티브펀드들이 치솟은 밸류에이션을 감당하지 않고서는 베트남 증시에 투자하기가 어려워, 올해 베트남 증시로의 외국 자본 유입이 지난해에 비해 거의 늘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는 또한 베트남 증시가 재벌의 복잡하고 불투명한 지분 구조를 특징으로 하는 서울 증시를 닮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빈그룹의 최대 주주는 베트남투자그룹이고 팜 니얏트 보홍 빈그룹 회장이 지분 27.5%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하지만 누가 베트남투자그룹을 소유하고 있는지가 확실치 않고, 팜 회장이 지분을 10% 이상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 확인됐을 뿐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미 이처럼 복잡한 지분구조에 익숙한 한국 투자자들에게는 이러한 상황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이러한 구조는 위험을 나타내는 신호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빈그룹이 팜 회장을 비롯해 대형 주주들의 지분 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베트남 빈그룹 지분 구조 [자료=블룸버그 통신]

 

g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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