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최근 어떠한 설명도 없이 미국의 핵무기 보유량을 공개하는 미국 정부의 관행을 돌연 중단했다고 AP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급으로 평가되는 북한의 '화성-14형'. 해당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노동신문] |
에너지부는 미국의 핵무기를 연구하고 정부에 국가안보 사안에 대한 개방성을 요구하는 미 과학자 연맹(FAS)에 보내는 서한에서 이같은 결정을 통보했다.
2010년 5월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미국이 역사상 핵무기를 보유하게 된 시점인 1945년 이래 처음으로 기밀시 됐던 정보를 공개했다. 2009년 9월 30일, 미국은 총 5113개의 핵 탄두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개했는데, 당시 전문가들은 최다 기록인 1967년 3만1255개의 16%가량에 불과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가장 최근 공개한 핵 보유고 정보는 2017년 9월자로, 3822개다. 2016년 핵 탄두 갯수 보다 196개 적었다. 2017년 집계치는 과학계의 요구에 의한 것이었고 지난해 10월, 정보 갱신이 요구됐지만 정부는 공개를 거부했다는 설명이다.
에너지부는 서한에서 "고심한 결과 현재로서는 요청된 정보 공개는 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썼다. 서한은 지난 5일에 작성됐다. 해당 부처는 정보 공개 거부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 단지 국방부와 에너지부 관리들로 구성된 '공식적으로 제한된 정보 비밀 해제 워킹 그룹'(Formerly Restricted Data Declassification Working Group)이 내린 결론이라고만 알렸다.
'공식적으로 제한된 정보'란 핵 무기량과 무기고 위치 등 정보에 대한 국가 정보 분류다.
러시아의 경우 핵무기 보유량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FAS는 러시아가 약 4350개의 핵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핵 보유량 정보 공개를 꺼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란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온다. FAS의 핵 정보 프로젝트 부문 책임자 한스 M. 크리스턴슨은 이날 기재한 분석 보고서에서 "러시아와 중국 무기들에 대한 비밀성에 대해 재차 불평을 늘어놨던 트럼프 행정부가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것에) 궁금하다. 정부가 이제 자국의 비밀 유지를 스스로 보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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