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즉시연금 과소지급 논란이 법정으로 갔다. 보험금을 덜 받았다고 민원을 넣은 가입자, 민원인 소송에 맞불을 놨던 보험사, 가입자에 힘을 실어준 금융당국이 얽혀 있는 이번 싸움을 법원은 어떻게 판단하고 결론 내릴까. 장기전이 예고된 즉시연금 과소지급 논란의 시작과 끝을 살펴봤다.
[서울=뉴스핌] 김승동 박미리 기자 = 현재로선 법원이 즉시연금 미지급보험금 소송에서 보험사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이 같은 관측이 맞아떨어진다 해도 보험사들은 자살보험금 때처럼 금융감독원의 강력한 행정규제를 피해가긴 어려워 보인다. 이 경우 법원 판결은 사실 의미를 잃는다. 금감원이 행정규제로 제재하면서 보험금 일괄지급을 압박하면 보험사들은 이번에도 백기투항을 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사진=삼성생명] |
때문에 일각에선 이번 삼성생명의 즉시연금 소송이 무의미하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소송 결과와 무관하게 미지급보험금을 전액 지급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비관론인 것이다. 업계는 ‘신의 성실 원칙’ 및 ‘작성자 불이익 원칙’에 따라 보험금을 전액 지급하라고 금감원이 압박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신의 성실 원칙은 보험사와 가입자간 신뢰에 어긋나지 않도록 성의를 가져야 한다는 의미다. 작성자 불이익 원칙은 약관 해석이 애매한 경우 작성자인 보험사가 불리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즉 가입자 권익이 보험사 이익에 앞서야 한다는 것.
일례로 지난 2016년 불거진 자살보험금 사태 때 법원은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은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했지만 금감원은 보험사들이 신의 성실 원칙과 작성자 불이익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며 대표이사 해임, 영업정지 등 강력한 행정규제 카드를 꺼내 압박했다.
결국 삼성생명 등 보험사들은 모두 백기투항했다. 금감원은 약관(기초서류) 위반으로 제재할 경우 수입보험료의 최대 50%까지 제재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이 경우 막대한 과징금을 내야 한다.
특히 금감원은 올해 1월 자살보험금 사태 때 보험준법검사국장으로서 보험사의 백기를 받아냈던 이성재 여신금융검사국장을 보험부문 부원장보로 앉혔다. 이를 두고 보험업계 안팎에선 즉시연금 사태를 염두에 둔 인사이동이란 해석이 나왔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소송은 보험사에 유리한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면서도 “다만 소송 결과에도 불구하고 금감원이 강력한 행정규제를 가하면 어쩔 도리가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측은 “법원 결과와 달리 소비자 보호를 위해 행정규제가 가능하다”고 답해 추가 행정규제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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