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일본은행(BOJ)이 17일 금융시스템 리포트를 발표하고 “10년 후인 2028년에는 일본 지방은행의 약 60%가 적자에 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구 감소와 저성장에 따른 자금 수요 위축으로 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은행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예대마진 축소도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시스템 리포트는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평가하기 위해 BOJ가 6개월에 1번 발표하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정책 도입 이후 은행의 수익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지방은행의 경영 분석에 특히 역점을 두고 있다.
일본 엔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번 전망에서는 인구가 완만하게 감소를 이어가고 일본경제의 실력을 나타내는 잠재성장률은 현재와 같은 0%대 후반으로 추이하는 것을 전제로 했다. 은행 수익을 좌우하는 금리동향은 장·단기 금리 모두 완만한 상승 기조를 보이며 금리 차이도 벌어진다고 상정했다.
기업의 자금 수요는 현재와 비슷한 수준으로 감소하는 경우와 수요가 변하지 않는 경우의 두 종류로 검증했다.
은행의 수익 악화가 현저하게 나타나는 것은 자금 수요가 감소하는 경우다. 지방은행이 중심인 일본 내 기준은행 전체 중 최종적자에 빠지는 은행의 비율은 현재 1% 정도지만, 2023년에 21%, 2028년에는 58%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경우를 신용금고에 적용해 봐도 적자 비율은 현재 5%에서 2023년 35%, 2028년에는 53%로 급속히 증가했다.
현재는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기업도산도 경기 후퇴기에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며, 부실채권 처리비용이 늘어나는 것도 은행 수익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은행 간 경영통합·제휴도 유효한 선택지
BOJ는 2024~2026년 사이 지난 2008년 ‘리먼 위기’에 필적하는 금융위기가 발생한 경우 금융기관의 재무가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도 공표했다.
자금 수요가 감소하는 경우에 일본 기준은행의 2026년 자기자본비율(코어자본비율)은 3%포인트 정도 떨어져 6.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BOJ는 “해외 업무를 하지 않는 지방은행의 최저 기준인 4% 이상은 유지하겠지만,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은행들이 대출을 대폭적으로 줄이면서 실물경제에 영향을 줄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
BOJ는 현재 지방은행들이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해 마이너스 금리정책의 영향을 인정하면서도 “보다 큰 이유는 인구 감소와 지방경제 정체, 과당경쟁 등의 ‘구조적 요인’에 있다”고 밝혔다.
리포트에서는 기초적인 수익력 향상을 위해 “경영통합이나 얼라이언스(제휴)도 유효한 선택지”라고 제안했다.
도쿄 시민들이 횡단보도를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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