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히든스테이지
주요뉴스 사회

‘연희동 사저 압류’ 놓고 검찰-전두환 평행선…재판부가 ‘중재’

기사등록 : 2019-04-19 13:45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전두환 측 “명의신탁 재산 아니다” vs. 검찰 “2013년에 인정”
재판부, 협의 제안…“기부채납 의사 있다면 협의하는 게 나을 것”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전두환 전 대통령의 연희동 사저에 대한 압류 처분을 두고 끝없는 공방이 계속되자 재판부가 중재에 나섰다.

서울고등법원 형사합의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19일 오전 전두환씨 부인 이순자씨와 며느리 이모씨가 낸 재판집행이의신청에 대한 3차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부는 “검찰이 2013년 장남 전재국 씨가 검찰에 재산목록을 제출하고 기부채납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그 의사가 유효한지 확인을 구했다”며 “지금이라도 연희동 사저를 국가에 기부채납하고 생존 시까지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의사를 물었다.

전씨 일가의 법률대리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원론적으로 조건이 맞으면 기부채납에 대해 생각은 할 수 있다는 취지”라면서도 “만일 사저가 명의신탁 재산이라고 하면 명의자가 처분하면 불법이고, 기부채납을 하더라도 무상거주하는 것은 법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검찰은 “기부채납은 신청인(전씨 일가) 쪽에서 먼저 국민에게 약속했던 부분이기 때문에 이행할 의사가 있어야 조건에 대해서도 얘기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변호인 주장을 보니 약속 이행에 대한 의사가 없는 게 아닌가 싶어 저희도 입장이 좀 난처하다”고 주장했다.

결국 또 다시 평행선을 달리는 논의에 재판부가 협의를 제안했다.

재판부는 “신청인의 의사대로 만약 기부채납을 할 수 있다고 한다면 적어도 연희동 사저에 대한 문제는 일단락되지 않겠느냐”며 “내달 15일까지 양측이 협의를 하고, 그 결과에 대해 추가로 재판 진행이 필요한지 재판부에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이 부인 이순자 여사와 함께 11일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2019.03.11 mironj19@newspim.com

정 변호사는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이 재판은 기부채납 재판이 아닌데 왜 자꾸 기부채납 얘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연희동 사저는 명의신탁 재산이 아니다”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또 장남 재국 씨가 검찰에 제출한 재산 목록에 대해서도 “당시 그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이 있었다”면서 “어느 재산을 특정해서 차명재산이라고 밝힌 게 아니기 때문에 차명재산이 아닌 것도 들어간 건데 검찰이 말꼬리를 잡아 ‘차명재산임을 인정한 것’이라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전 씨는 1997년 대법원에서 내란모의혐의 등으로 무기징역 및 추징금 2205억원을 확정 판결 받았다. 검찰은 미납 추징금을 환수하기 위해 그의 재산 및 차명재산에 대한 목록에 대한 공매 절차를 집행해왔다.

하지만 전 씨 측은 부인과 며느리 등 가족들의 명의로 된 재산에 대해서도 집행하는 것은 위법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검찰은 2013년 9월 10일 전 씨의 장남 재국 씨로부터 받은 자필 진술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진술서에는 ‘실제 소유자가 전두환 대통령임을 일가 모두가 인정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공매절차 환수 과정에서 추징금이 환수되지 않을 경우 나머지 추징금이 완납될 수 있도록 저희 가족은 적극 협력하겠습니다’, ‘앞으로 검찰의 수사 및 환수에 성실하게 협조할 것을 약속합니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현재까지 전 씨에게 선고된 2205억원의 추징금 중 1000억가량의 미납 추징금이 남아있다. 100억원 상당의 연희동 사저는 6번째 공매 끝에 지난달 21일 51억3700만원으로 낙찰됐으나, 지난달 27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장낙원 부장판사)는 부인 이순자 씨가 낸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인용해 모든 절차가 일시 중지된 상태다.

 

adelante@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