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펀드매니저들이 올 1분기 실적시즌 대형주보단 중소형주에서 수익 기회를 찾고 있다. 1분기 코스피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 나오며 지수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에 평소 투자하지 않던 시가총액이 적은 종목까지 매수하고 있다.
[자료=Quantiwise, 한국투자증권] |
22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코스피 이익추정치는 37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51조5000억원) 보다 27% 줄어들 전망이다. 반면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배율(PER)은 11.2배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익 감소 우려에도 코스피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주 코스피는 13거래일 연속 랠리(증시가 약세에서 강세로 전환하는 것)를 보이며 지난 1984년 최장기간 상승과 타이를 기록했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기조로 풍부한 유동성이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며 외국인이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순매수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올해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8조4000억원 순매수(지난 21일 기준)를 기록중이다.
코스피가 2200선을 웃돌며 순항하고 있지만 펀드매니저들은 고민이 깊다. 펀드 환매에 대응하기 위해 가지고 있는 주식 비중을 줄이면서 수익률을 내는 게 숙제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으로 연초이후 액티브 주식형펀드 수익률은 8.13%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액티브주식형 펀드에서 9650억원이 빠져나갔다. 펀드 수익률이 회복세를 보이자 투자자들이 환매에 나섰다.
펀드매니저들이 찾은 전략은 중소형주 발굴이다. 1분기 '어닝 쇼크(실적충격)'를 기록한 삼성전자를 비롯해 대형주는 상승이 제한적이라 쉽사리 추가 매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1분기 실적시즌 이후 실적이 뒷받침 되는 중소형주를 발굴했느냐에 따라 펀드 수익률 천차만별 나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가격이 오르는 등 2분기 실적이 바닥이라는 기대를 충족시킬 사건이 나와야 다시 주도주로 올라설 수 있다"며 "미중 무역분쟁 해결이라는 큰 상승 재료와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않는다는 호재가 있지만 대형주 끌고가기엔 지수가 부담스러워 시가총액 2000억~3000억원 수준의 종목까지 뒤져 편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펀드매니저는 "정보기술(IT)주이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보다 더 오를 IT 중소형주 집중 공략하고 있다"며 "웹케시, 이지케어텍, SBI핀테크솔루션즈, 나이신용평가 등 핀테크 산업 관련주에 매니저들이 공격적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1분기 실적시즌 동안 개별 종목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김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상장기업 전체로 봤을 때 3개월 연속 상승한 종목은 380개로 역사적 고점 수준"이라며 "국내 기업 저성장과 외국인 순매수로 유동성 장세가 계속된다면 개별종목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정 종목군이 추세성을 띠지 못하고 로테이션 되는 경향이 강해 3개월 급증 종목을 추격매수 하는 것은 최근 분위기와 맞지 않다"며 "3개월 주가 모멘텀(상승동력)과 1개월 주가 낙폭과대 팩터를 합한 전략이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유망 종목을 단기 매도하는 일명 ‘눌림목’ 전략이다.
이어 "이번주 코스피 현·선물 외국인 동반 순매도 반전과 위험 회피(risk off) 글로벌 센티먼트(투자심리)가 발생한다면 지수 편입 이벤트와 배당주에 재차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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