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비무장지대(DMZ)에서 태봉 철원성의 방어시설로 추정되는 중어성 축석이 발견됐다.
중어성 추정 성벽 [사진=문화재청] |
문화재청(청장 정재숙) 남북문화재교류사업단은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비무장지대 유해발굴지역인 철원 화살머리고지의 문화재 분포·현황조사를 실시한 결과 비무장지대 내 다양한 문화재가 분포하고 있을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현재까지 지뢰가 제거된 구간과 개설도로 주변에서 11명의 전문가가 투입돼 고고유적 분야와 수목, 식생, 지질 등 자연문화재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비무장지대 내 역곡천 건너편에서 중어성으로 추정되는 현무암 축석 등 유적을 확인했고 조선 전기 유물 1점과 고려~조선 시대 도기편 등을 수습했다. 또한 식생과 동물서식, 지질 등의 자연문화재를 조사하고 분석 표본들을 채취했다.
주변 지형 현황 검토(화살머리고지) [사진=문화재청] |
조선 전기(15세기 경)에 제작된 분청사기 계열의 대접 조각 1점도 확인됐다. 이 도자기 조각은 죽절굽(대마디굽)으로 거칠게 다듬었고 굽바닥에는 도자기를 구울 때 사용된 모래가 붙은 채로 발견됐다. 도자기를 만들 때 사용한 바탕흙은 정선되지 않은 회백색이다.
조사단은 고려~조선 시대의 도기 조각들은 파수분(손잡이)가 결실된 검은색의 연질 도기와 경질 도기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대부분 물레를 사용해 제작했고 물로 손질한 흔적들이 남아있다. 이밖에 작은 구운흙도 수습했다"고 말했다.
자연문화재 조사는 지형·지질과 식생, 동물 서식흔 등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화살머리고지의 퇴적암상을 확인한 결과 편암과 운모편암 등 변성암류가 넓게 분포해 있었고 역곡천과 땅의 경계 주변은 현무암이었다. 시험재료 조각들을 채집한 조사단은 추후 분석을 통해 이 일대의 지질분포도를 작성할 계획이다.
역곡천과 버드나무림 [사진=문화재청] |
또한 조사단은 다수의 용암분리구조가 잘 발달된 현무암을 발견했으며 교육적·학술적 가치가 높아 반출 협의를 국방부 등과 진행할 예정이다.
조사단에 따르면 화살머리고지 일대는 신갈나무와 갈참나무 숲으로 대부분 구성됐다. 중부 이북 고산성 수목의 출현도 확인했다. 고라니 등 포유동물 흔적과 박새 등 9종의 조류도 확인됐다. 특히 역곡천 수계는 수달의 서식 가능성이 매우 높아 향후 관찰 장비 설치를 통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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