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심지혜·나은경 기자 = 삼성전자가 "예상치 못한 문제 나타났다"며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 출시를 잠정 연기했다. 첫 출시국인 미국 언론을 대상으로 진행한 리뷰 과정에서 취약점이 나타나자 미국 출시를 위해 준비한 제품을 전량 수거하고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2월 20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빌그레이엄 시빅 센터에서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를 공개했다. [사진=삼성전자] |
23일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 출시를 잠정 연기하고 출시 일정을 수주 내에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26일로 계획했던 미국 출시 일정 뿐만 아니라 5월 3일 유럽 출시와 중국, 동남아 등에서 계획했던 공개 행사도 모두 중단했다.
미국에서 진행한 사전 예약 관련 일정도 중단했다. 미국 법인은 사전 갤럭시 폴드 사전 예약자들에게 사과의 메일을 보냈다. 2주 안에 구체적인 배송 일정에 대해 공지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제품이 배송 되기 전까지 사전예약을 위해 지불한 비용(1980달러)을 청구하지 않겠다고 안내했다. 또한 예약 취소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삼성전자는 미국 주요 언론 등을 대상으로 갤럭시 폴드 리뷰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디스플레이 주요 부품이 화면 보호 필름처럼 쉽게 뜯어지면서 화면이 파손되는 문제가 나타났다.
결정적 원인은 리뷰어가 디스플레이 부품을 떼어낸 데에 있지만, 화면을 망가뜨릴 수 있는 주요 부품임에도 이를 사용자가 인지하지 못하고 쉽게 뜯어 낼 수 있도록 만든 것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일었다. 또 다른 리뷰어에게서는 화면이 깜박이는 등 이상 현상이 발생했다.
삼성전자는 "해당 제품을 수거, 검사해보니 접히는 부분의 상·하단 디스플레이 노출부 충격과 이물질에 의한 디스플레이 손상 현상이 발견됐다"며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디스플레이 손상 방지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갤럭시 폴드가 기존과 다른 형태의 새로운 제품이다 보니 예상치 못한 취약점을 발견, 보완 조치해 출시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출시를 위해 미국 등 각 국에 전달했던 갤럭시 폴드를 전량 회수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준비가 안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요 부품에 대한 안내가 부족한 것을 넘어 사용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예상 가능한 문제임에도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출시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이런 사태를 예상하지 못하고 리뷰 제품을 보냈다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필수 부품이라 건드릴 수 없게 하려면 충분히 고지하든지 손으로 인위적으로 뗄 수 없는 조치를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기계적인 검사만 하다 보니 문제점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번 사고로 실제 사용자들이 부딪치게 될 부문을 추가로 검사해야 하는 등 변수가 많아 상당한 시간과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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