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막바지에 이른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중국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23일(현지시각) CNBC가 보도했다.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AML) 애널리스트 로스 길라디는 이미 중국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는 돼지고기 가격이 돼지열병 확산으로 더 오르게 되면 결국 중국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양보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허난성(河南省) 저우커우(周口)의 양돈 농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길라디는 “대규모 중국 양돈장으로 돼지열병이 확산되면 미중 무역 협상 전반에서 중국의 손이 더 묶여버린다는 사실을 시장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이미 중국의 미국산 돼지 수입이 무역전쟁 이전 수준으로 급증했지만 돈육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 미국산 돼지고기에 부과하던 62%의 수입 관세를 중국이 해제해야 하는 압박에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돼지고기 선물 가격은 52.4%가 치솟아 상품시장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양측이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밝힌 데 이어 이달 초에는 류허 중국 부총리가 미국과 합의를 위한 새로운 컨센서스를 마련했다고 언급해 무역 협상 타결 기대감은 점차 고조되는 분위기다.
이날 래리 커들로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양측 간 쟁점이 남아있긴 하지만 많은 진전이 있었음을 강조하면서 무역 협상 타결을 조심스레 낙관하기도 했다.
길라디는 협상 진전이 있다 하더라도 아프리카돼지열병 위기는 중국의 입장을 불리하게 할 것으로 보이며 “중국이 미국산 대두에 대한 규제를 풀어야 할 수도 있는데 이는 미국 농민들에게 유리한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돼지 등에 걸리는 바이러스 질환인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치사율이 10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국 정부는 현재까지 100만마리 이상의 돼지가 안락사 되거나 폐기처분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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