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달러화 강세가 월가에 뜨거운 감자다.
연초 주춤하는 움직임을 보였던 달러화가 강한 상승 모멘텀을 과시하며 ‘킹(king)’의 자리를 되찾았다.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긴축(QT) 중단에 따라 하락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월가 투자은행(IB) 업계의 전망이 빗나간 셈이다.
24일(현지시각) 6개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가 장중 97.766까지 상승하며 2017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화가 상승 탄력을 받는 동시에 연초 인기몰이를 했던 유로화 상승 베팅은 열기가 한풀 꺾였고, 최근 들어 호주 달러화의 하락 리스크 헤지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이다.
연준의 사실상 금리인상 종료에도 달러화가 날개를 단 것은 미국 경제가 중국과 유럽을 포함한 주요국의 하강 기류와 디커플링하고 있다는 분석과 함께 해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완화 움직임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오는 26일 발표되는 미국 1분기 GDP 성장률은 2.2%로 예상된다. 이 밖에 고용과 주택, 제조업까지 굵직한 매크로 지표가 강한 펀더멘털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이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5%로 하향 조정, 6년래 최저치 기록을 예고했고 소위 노란조끼 시위로 홍역을 치르는 프랑스 역시 연말까지 성장률이 둔화될 전망이다.
대대적인 감세를 포함한 경기 부양책과 관세 전면전 휴전으로 중국 1분기 성장률이 6.4%를 기록, 시장의 우려에 비해 호조를 이뤘지만 지난해 수치 6.6%에서 후퇴했다. 올해 연간 성장률은 최저 6.0%까지 후퇴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비둘기파 행보 역시 달러화를 밀어 올리는 요인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동성 공급에 나선 한편 금리인상 시기를 늦출 입장을 밝혔고, 호주 중앙은행은 내달 금리인하를 단행할 전망이다. 1분기 인플레이션이 1.3%로, 201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기 때문.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불확실성이 실물경기가 가라앉는 영국 역시 온건한 통화정책 기조가 예상되고, 중국과 그 밖에 신흥국도 미 연준과 보폭을 맞출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달러화 강세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메르츠방크의 투 란 응옌 외환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미국이 투자자들에게 오아시스”라며 “미국 경제가 유럽을 포함한 주요국에 비해 강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달러 자산의 매력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1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이 투자자들을 만족시킬 경우 달러화가 또 한 차례 상승 모멘텀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웰스 파고의 브렌던 맥케나 전략가는 투자 보고서를 내고 “미국 경제 지표가 호조를 이루면 달러화가 고점을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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