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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팡질팡′ HUG 분양가 보증제한, 정비사업 분양지연 속출

기사등록 : 2019-04-25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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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음1구역, 보증불가 방침 내새우다 결국 시세 반영해 승인
건설업계 "분양일정 지연되며 실수요자 피해만 늘어"

[서울=뉴스핌] 김지유 기자 =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보증 제한으로 건설사 분양일정이 지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HUG는 고분양가로 판단되면 보증심사를 승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인데 실제 보증승인된 분양가는 애초 HUG 측 의견보다 높게 책정되는 게 일반적이다. 이에 따라 분양가 보증심사의 비교대상으로 삼는 단지 및 심사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길음 롯데캐슬 클라시아는 지난 24일 HUG로부터 3.3㎡당 평균 2289만원으로 분양가 보증을 승인받아 다음 달 분양을 시작한다. 

길음1구역을 재개발하는 이 단지는 당초 지난해 11월부터 분양을 계획했지만 분양가를 놓고 반 년이 넘게 조합과 HUG가 맞서왔다. 조합은 지난 1월 분양한 동대문구 용두동 e편한세상 청계 센트럴포레 분양가인 3.3㎡당 평균 2600만원을 주장했다.

반면 HUG는 지역구가 다르기 때문에 두 단지의 비교가 불가하다며 작년 7월 분양한 성북구 장위동 꿈의숲 아이파크와 비교해야 한다고 각을 세웠다. 꿈의숲 아이파크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1700만원이다. HUG에 따르면 분양가 보증심사 시 1년 이내 분양 중인 유사사업장이 있는 경우 동 사업장(평균 및 최고분양가 이내)를 기준으로 심사한다.

이에 길음1구역 조합원들의 민원이 빗발쳤다. 주변 단지 시세 대비 너무 낮은 분양가라는 것이 이유다. KB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인근 래미안 길음 센터피스 84㎡는 평균 10억원대의 매매호가를 형성하고 있다.

결국 HUG는 꿈의숲 아이파크와 이 단지의 거주여건이 맞지 않다고 인정했다. 그 대신에 길음1구역 주변 단지들의 시세를 참고해 3.3㎡당 평균 2289만원으로 분양가 보증심사를 완료했다.

길음 롯데캐슬 클라시아 조감도. [사진=클린업시스템]

HUG 관계자는 "1년 이내 유사 사업장이 있는 경우 이를 참고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당초 참고 대상이었던 꿈의숲 아이파크와 길음1구역의 거주여건이 차이 난다고 판단했다"며 "이에 따라 입지, 가구수, 브랜드가 유사한 주변 단지의 시세를 여러 개 참고했고, 확정된 분양가로도 분양가 억제효과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직 분양 전인 동대문구 전농동 청량리역롯데캐슬SKY-L65도 분양가 협의과정에서 조합과 HUG가 마찰을 빚었다. 이 단지는 3.3㎡당 평균 2600만원 수준으로 분양가가 협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 단지의 조합은 3.3㎡당 평균 2600만원, HUG는 3.3㎡당 평균 2300만원 수준의 분양가를 내세웠다.

청량리역롯데캐슬SKY-L65의 분양가는 앞서 공급된 청량리역해링턴플레이스와 한양수자인 192의 분양가가 각각 3.3㎡당 평균 2400만원, 2570만원으로 책정됐기 때문에 공급가가 상승했다는 것이 HUG 측 설명이다. 청량리역해링턴플레이스는 같은 동대문구 용두동에 위치한 e편한세상 청계 센트럴포레 분양가(3.3㎡당 평균 2600만원)를 기준으로 삼았다.

문제는 이런 HUG의 보증심사 과정이 실수요자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청약 예정인 한 수요자는 "이럴거면 HUG가 길음1구역에 일정 수준 이상으로는 분양가 보증이 불가하다고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분양가 보증심사 시 어떤 대상을 참고하는지 알 수 있다면 이런 논란을 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규제 강화로 HUG가 보증심사 과정에서 분양가 책정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어 분양일정이 지연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분양시기가 늦어지면서 실수요자들에게 금융비용이 고스란히 전가되고 분양가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imji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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