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준형 구윤모 기자 = 강남 클럽 버닝썬 사태로 촉발된 경찰의 클럽 내 마약 관련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경찰은 클럽 직원과 손님 등 마약사범 100여명을 검거했으나 대부분 개인적 거래였던 것으로 조사되면서 일각에서 제기된 클럽 내 조직적 마약 유통 의혹은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진=뉴스핌DB] |
◆ 클럽 마약사범 100여명 검거했지만, 개인적 차원
2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클럽 내 마약 거래 및 유통이 조직적 차원이 아니라 개인적 차원에서 음성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지난 2월부터 마약범죄 집중단속을 벌인 결과 총 1746명을 검거하고 585명을 구속했다. 버닝썬·아레나 등 강남 유명 클럽 관련 마약류 사범은 수사대상자 총 120명 중 104명을 검거, 이중 16명을 구속했다. 버닝썬의 경우 총 13명을 검거해 이문호(29) 버닝썬 공동대표 등 5명을 구속했다.
검거된 이들에는 마약을 투약하거나 공급한 클럽 일반 직원과 MD(영업사원), 손님 등이 대거 포함됐다. 하지만 경찰은 클럽에서 영업 목적으로 마약을 공급하거나 조직적으로 유통한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은 “수사 결과 주로 친분관계가 있는 MD와 손님 간 거래가 이뤄지거나 손님 간 상호 유통을 통해 마약거래가 이뤄졌다”며 “대부분 외부 판매책이나 인터넷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해외 반입을 통해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 버닝썬 이문호·애나 ‘마약 투약’ 혐의만
경찰은 조직적 마약 유통 의혹을 밝혀낼 핵심 인물로 꼽혔던 이문호 대표와 버닝썬 중국인 여성 MD ‘애나’를 상대로 한 수사에서도 별다른 혐의점은 찾지 못했다.
경찰은 버닝썬 내 마약사범을 대상으로 애나와의 관련성을 집중 추궁했으나 애나에게 마약을 구입했다고 진술한 사람은 없었으며, 대부분 애나를 알지도 못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대표와 애나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당시 경찰이 마약 유통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던 것도 뚜렷한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애나한테 마약을 공급받은 사람이 한 사람도 없어 (영장 신청 당시) 범죄사실에 유통 혐의도 적시하지 않았다”며 “이 대표도 투약 혐의가 보강되고 지인들끼리 마약을 주고받은 혐의”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 대표와 애나에 대해 마약 투약 혐의만 적용해 26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버닝썬 마약공급 의혹’을 받는 중국인 여성 ‘애나’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19.04.19 pangbin@newspim.com |
◆ 경찰, 공급책·판매책 대상 계속 수사
경찰은 검거된 클럽 관계자와 마약 공급책, 판매책 등을 대상으로 마약 구입 경위, 판매 대상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지만, 익명을 사용해 점조직으로 거래되는 마약의 특성상 증거 확보에 난항이 예상된다.
MD들이 조직적으로 마약을 유통했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이들의 자백을 받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자백이 색출될 경우 다시 유흥업계로 돌아가는 것이 사실상 힘들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 투약자들로부터 마약을 어디서 구했는지를 캐묻는 등 거꾸로 올라가는 방식으로 조직적 유통 부분에 대한 수사를 계속할 것”이라면서도 “조직적 유통이라고 하면 누군가 MD한테 시켜서 손님들에게 팔라고 하는 것인데 그런 내용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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