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중국 금융시스템 안정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은행권 부실 여신이 가파르게 늘어난 동시에 달러화 유동성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 가뜩이나 기업 디폴트가 상승하는 상황에 금융시스템의 적신호가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중국 위안화 지폐 [사진=블룸버그] |
29일(현지시각) 중국 인민은행(PBOC)에 따르면 중국 4대 은행의 신규 여신이 지난 1분기 5조8000억위안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5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문제는 은행권 부실 여신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1분기 말 기준 무수익 여신은 2017년 이후 최고치로 늘어났다.
중국 공상은행의 1분기 부실 여신이 52억위안 늘어나 3년래 최대 증가를 기록했고, 중국은행 역시 같은 기간 부실 여신이 3년래 최대 규모인 61억위안 불어났다.
중국농업은행과 건설은행 역시 같은 기간 부실 여신이 각각 27억위안과 66억위위안 증가해 2~3년래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됐다.
상황은 앞으로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경기 부양에 사활을 건 중국 정부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확대를 압박하고 있어 부실 여신이 늘어날 여지가 높다는 판단이다.
홍콩 소재 화타이증권의 슈진 천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정부의 대출 압박이 점차 은행권 무수익 여신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며 “경제 지표 둔화 역시 은행권 재무건전성을 해치는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별도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들 4대 은행이 보유한 달러화 자금이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달러화 부채가 보유한 자산을 넘어선 것. 지난 2013년 달러 자산이 부채를 1260억달러 웃돌았던 상황과 크게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다.
특히 중국은행의 달러 부채가 자산에 비해 700억달러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밖에 간신히 자산 우위를 나타내는 은행도 조만간 반전을 보일 전망이다.
중국 중앙은행이 3조1000억달러에 이르는 외환보유액을 확보한 만큼 위기 상황이 벌어질 때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는 의견이 중론이지만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은행권 재무건전성 악화가 지속되다가는 금융시스템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경고다.
중국 주식시장에서 올들어 은행 섹터는 19%에 달하는 상승 탄력을 과시했다. 이는 증시 전반의 상승률인 23%에 수치이지만 투자자들이 펀더멘털 측면의 리스크를 간과하고 있다는 데 시장 전문가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일부에서는 중국 정부가 기업 대출 확대에 무게를 둔 경기 부양책을 중단, 금융시스템 위기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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