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디스플레이 업계의 보릿고개가 올 2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통상 디스플레이 업계는 1·2분기에 해당하는 상반기가 비수기인데다 올해는 중국 경쟁업체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대규모 투자까지 예정돼 있어서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디스플레이 양대 산맥인 삼성디스플레이(SDC)와 LG디스플레이(LGD)는 올 2분기에도 적자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각 사는 1분기 영업손실로 삼성디스플레이 5600억원, LG디스플레이 132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1분기 실적발표 이후 증권업계는 2분기 영업손실 규모를 1000억~4000억원으로 예측했다. 스마트폰에 주로 사용되는 중소형 디스플레이 패널 선두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는 하반기 아이폰과 갤럭시노트의 신제품 출시가 예정돼 있어 수요가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2분기 실적은 적자 규모를 전 분기보다 다소 개선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의 가격 하락이 멈추고 최대 고객의 재고 정리가 어느 정도 완료될 전망이므로 영업적자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진행한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상반기 실적부진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고객사 다양화를 통해 개선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상무는 “상반기마다 불거지는 캐파(CAPA: 생산능력) 비가동 문제는 스마트폰이라는 특정 제품군 내 특정 고객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라며 “단기간 해결이 어렵지만 중국 등 고객사 다양화해 제품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증권업계의 LG디스플레이 2분기 전망은 1분기 실적발표 전보다 어두워졌다. 증권사들은 지난달 24일 1분기 실적발표 후 LG디스플레이의 흑자전환 시점을 늦추거나 2분기 영업적자 규모를 당초 전망보다 확대했다. 증권업계가 추정한 LG디스플레이의 2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약 1140억~3850억원 수준으로 대부분의 증권사가 1분기보다 적자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스마트폰 플라스틱 올레드(P-OLED) 패널 수요와 구조적 공급과잉 상황을 고려해 LG디스플레이는 E6 이후 추가 캐파 확대보다는 고객 집중화 및 새로운 시장인 차량용 P-OLED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적 방향 변화를 시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오히려 합리적인 출구전략이 될 수 있지만 전략 수정에 따른 부대 비용 발생 가능성이 실적에 단기 리스크가 될 수 있다”며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흑자전환에서 적자확대로 수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올레드로의 사업구조 전환을 위한 과도기에 있는 LG디스플레이는 올해까지 대규모 시설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 중심 대규모 시설투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8조원 규모로 집행되다 내년부터 4조원 수준으로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형 올레드 패널을 생산하는 중국 광저우 공장 가동시점이 하반기에서 2분기로 앞당겨지면서 초기비용이 영업적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24일 진행한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서동희 LG디스플레이 CFO는 “램프업(ramp up, 본격생산) 상황에 비춰보면 중국 광저우 팹이 상반기 중 가동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에서는 내년부터 LG디스플레이가 흑자 기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부터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공장이 가동되면 내년 올레드 TV 부문에서 336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하게 될 것”이라며 “내년부터는 올레드 TV 사업이 전체 실적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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