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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지원' 대림·오라관광 등 13억원 처벌…이해욱 대림회장 '檢고발'

기사등록 : 2019-05-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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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대림, 총수 2세 고발 조치
이해욱·이동훈 출자 APD로 '부당지원'
당시 이해욱 부회장, 지시·관여
지원주체 오라관광, 유리한 조건거래

[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올해 대림산업의 수장을 맡은 총수 2세 이해욱(51) 회장이 사익편취행위로 검찰조사를 받게 됐다. 3남 2녀 중 장남인 이 회장은 부회장 시절인 2010년 7월 자신의 지분 55%와 이 회장의 장남 이동훈(18)씨 지분 45%를 출자한 ‘에이플러스디(메종글래드, 글래드라이브의 호텔브랜드 보유 업체)’를 통해 31억원 가량의 브랜드 수수료를 수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집단 대림의 사익편취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총 과징금 13억500만원(대림산업 4억300만원, 오라관광 7억3300만원, 에이플러스디 1억6900만원)을 부과한다고 2일 밝혔다. 또 지원주체인 대림산업·오라관광과 지원객체인 에이플러스디(APD), 그리고 지시·관여한 이해욱 회장에 대해서는 검찰 고발토록 했다.

법 위반 행위를 보면, 대림산업은 호텔사업 진출을 위해 대림 자체브랜드인 글래드(GLAD)를 개발(2012년 9월~2013년 9월)한 후 자신이 출자한 APD를 통해 브랜드상표권을 2013년 5월 등록했다.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 및 대림 소유지분도 [출처=뉴스핌 DB·공정거래위원회]

이 후 2014년 대림산업 소유의 옛 여의도사옥을 여의도 글래드호텔로 개발, 이듬해인 12월 개관한 바 있다. 여의도 글래드호텔 임차운영사는 대림산업의 100% 자회사인 오라관광(관광호텔업·골프장 운영업)이 맡았다.

오라관광(現글래드호텔앤리조트)은 2015년 12월 APD와 브랜드 사용계약을 체결, 매달 브랜드 수수료를 지급한 것. 제주 메종글래드(옛 제주그랜드호텔)와 글래드라이브 강남호텔(옛 논현동 세울스타즈 호텔)도 글래드 계열 브랜드로 2016년 10월 APD와 계약을 체결한 오라관광이 매달 브랜드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

오라관광이 APD에 지급한 수수료는 2016년 1월부터 2018년 7월까지 약 31억원 규모다. 즉, 오라관광이 APD와 체결한 브랜드수수료가 과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APD는 호텔브랜드만 보유할 뿐 호텔운영경험이 없고, 브랜드인프라(일반적으로 브랜드스탠다드, 중앙예약망시스템, 멤버십프로그램 등의 브랜드인프라 갖추고 사업 시작)도 갖춰져 있지 않은 업체였다.

그런데도 메리어트, 힐튼, 하얏트 등 유명 해외프랜차이즈호텔 사업자의 수수료 항목 및 수준에 따라 거래조건을 결정했다. 더욱이 수수료 협의 과정은 거래당사자가 아닌 대림산업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브랜드사용권 및 브랜드스탠다드(호텔운영사는 브랜드스탠다드에 맞춰 호텔을 시공·운영하는 등 수익을 극대화함) 제공 명목으로 결정한 브랜드사용료은 ‘매출액의 1~1.5%’였다. 브랜드마케팅서비스 제공 명목으로는 ‘매출액의 1~1.4%’가 마케팅분담금이었다.

공정위 측은 “APD는 단독으로 브랜드스탠다드를 구축할 능력이 없었고, 이에 브랜드스탠다드의 상당부분을 오라관광이 대신 구축했다”며 “오라관광은 자신이 구축한 브랜드스탠다드를 APD에게 제공해 APD가 이를 영업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APD는 2017년 11월까지 오라관광에 아무런 브랜드마케팅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는데도 마케팅분담금을 수취했다”고 설명했다.

사업기회 제공을 통한 총수일가 사익편취행위 최초 제재 [출처=공정거래위원회]

결국 부당지원을 통해 APD 주주인 이해욱 회장(당시 부회장)과 이해욱의 장남 이동훈 씨에게 이익이 귀속됐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무엇보다 오는 2026년 9월까지 계약된 관계로 253억원 가량의 브랜드 수수료 수취가 예정된 상황이었다.

이 밖에 APD는 브랜드 자산가치 상승에 따른 무형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드러났다. 2017년 두 차례 감정평가를 보면, 글래드 브랜드 자산에 대한 1차 감정가격이 100억원, 2차 감정가격은 69억원이었다.

김성삼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지원행위로 인해 APD 및 APD 주주 이해욱·이동훈 씨에게 부당한 이익이 귀속됐다. 31억원의 브랜드수수료 수취 후 2018년 7월 27일 이해욱·이동훈 씨는 자신의 APD 지분 전부를 오라관광에 무상양도(現오라관광 100% 자회사)했다”며 “자신이 보유한 APD 지분 가치 상승이라는 경제적 이익도 얻었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대림과 켐텍 간의 일감몰아주기혐의와 관련해 지난 1월 무혐의 처리한 바 있다.

jud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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