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음주운전 삼진아웃제인 ‘윤창호법’ 시행 후 세 번째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해임된 서울고등검찰청 소속 검사가 법정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은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함석천 판사는 3일 오전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김모(53) 전 서울고검 부장검사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변호인은 “지난해 위암을 선고 받고 항암 치료 중이라 음주하지 말아야 하는데도 가정에 어려운 점이 있어 음주를 했다”며 “옛말에 핑계없는 무덤은 없다고 하지만 보는 관점에 따라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구나 싶어 공감되는 부분도 있었다”고 변론했다.
이어 “‘공직에 있는 사람이 어떻게 이럴 수 있나’가 아니라 ‘오죽하면, 얼마나 괴로웠으면 이랬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해임처분을 받고 공직자로서 현재 사형선고와 비슷한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운전 거리가 짧았던 점, 아파트 단지 내에서 면허 취소 처분 사유가 아님에도 운전을 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선처를 호소했다.
김 씨도 최후진술에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최대한 선처부탁드린다”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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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김 씨는 지난 1월 27일 오후 5시 45분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자신의 아파트 주차장에서 주차를 하던 중 다른 차량과 접촉사고를 냈다.
피해 차량 주인이 음주운전을 의심했으나 김 씨는 이를 무시하고 집으로 들어갔고, 추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음주 측정 요구를 거부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적발 당시 혈중 알코올농도는 면호 취소 수준인 0.264%로 측정됐다.
김 씨는 앞서 2015년과 2017년 두 차례나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벌금형을 선고 받은 전력이 있다. 이른바 ‘윤창호법’이 시행된 이후 적발된 현직 검사라 많은 비판을 받았다.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김 씨에 대해 해임 의견으로 징계청구를 했고,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지난 24일 최종적으로 해임 의결했다.
김 씨에 대한 선고는 오는 1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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